'주최 없는 행사'…올해도 안전 매뉴얼 없이 맞는 핼러윈

신진 기자 2023. 10. 2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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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핼러윈은 축제가 아니라 일종의 현상이다."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했던 주장입니다. 누군가 주최한 행사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연스레 그냥 모여든 것이니 인파 관리의 책임도 없다는 말입니다. 이 말에 비판이 쏟아지자 '주최자 없는 축제'에 대한 안전매뉴얼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결국 이번 핼러윈도 법적으론 매뉴얼 없이 맞게 됐습니다.

신진 기자입니다.

[기자]

가파른 계단엔 인파가 가득합니다.

금요일 밤, 드론쇼를 하는 한강공원 쪽 지하철 입구입니다.

[우측통행하겠습니다. 자, 앞지르기 안 됩니다.]

사람이 너무 몰렸다 싶은지, 안전요원들은 경광봉을 들어 보이며 진입을 막습니다.

공원으로 향하는 굴다리 안, 중간을 나눠 한 방향으로 다니도록 해뒀습니다.

짧은 시간 좁은 공간으로 1만 명이 몰렸지만 질서가 유지됩니다.

미리 세워두고 점검한 안전 관리 계획 덕이 큽니다.

행사 주최자는 요원 배치 등 안전 계획을 지자체에 보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1년 전 이태원 핼러윈 축제, 주최자가 없었고 무방비로 치러졌습니다.

참사 직후, 정부가 제도를 고치겠다고 했지만 아직 달라진 게 없습니다.

서울시는 5월 배포하겠다던 '인파 안전관리 매뉴얼'을 만들지도 못했습니다.

행정안전부도 '지역 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을 보완하겠다 했지만 그대로입니다.

'상위법이 바뀌지 않았다'는 게 이유입니다.

주최자 없는 축제에 대한 지자체와 경찰의 책임과 권한을 명시한 개정안은 지난달에야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을 뿐입니다.

인파 밀집 사고를 사회재난으로 규정하는 재난안전법은 상임위 통과도 못했습니다.

참사 직후 제출했지만 그때 뿐이었습니다.

그 이후 1년, 국회는 이태원 특별법 등을 놓고 다투는데 골몰했습니다.

[김교흥/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8월 31일) : 이제 그만 하세요. 이만희 간사님. 나가려면 나가시고. 회의를 해야 할 거 아니에요.]

법안이 통과되어도 시행령을 만들고, 실제 현장에 적용할 매뉴얼을 만들기 까지는 또 시간이 걸립니다.

[영상디자인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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