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WBC 우승 멤버 4명을 키웠다, APBC 부담 없는 대회? 절대 아닌 이유

나유리 2023. 10. 2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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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일본 도쿄돔에서 처음 열린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회.

당시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로 꾸려졌고, 사령탑은 선동열 전임 감독이었다.

2017년 APBC에 참가했던 일본 대표팀 선수 가운데, 이번 WBC 우승 멤버로 활약한 선수는 4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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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초대 대회 결승전 풍경. 스포츠조선DB
2017 APBC 결승전에서 한일전 패배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 스포츠조선DB
2017 APBC 우승 후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 헹가레.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017년 일본 도쿄돔에서 처음 열린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회. 당시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로 꾸려졌고, 사령탑은 선동열 전임 감독이었다.

일본, 대만도 젊은 팀을 꾸려나왔고 3개국만 펼치는 대회라 상대적으로 부담은 적었다. 젊은 선수들에게 국가대항전 출전 기회를 주고, 앞으로 대형 선수로 키워보자는 취지가 묻어났다. 한국 대표팀은 김하성 이정후 박세웅 장필준 장현식 박민우 등이 출전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국은 예선에서 일본에 9회말 7대8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대만을 1대0으로 꺾었다. 결승에서 다시 만난 일본에 0대7로 완패를 당해 준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부담은 적었지만, 당시 선동열 감독은 준우승 결과에 매우 아쉬워했었다. "조금만 더 했으면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 같은데"라며 연신 아쉬움을 삼켰다.

그리고 6년만에 다음달 2회 APBC가 도쿄돔에서 열린다. 그사이 한일 양국의 야구 대표팀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 다르빗슈 유, 라스 눗바 같은 메이저리거 뿐만 아니라 야마모토 요시노부, 오카모토 가즈마, 요시다 마사타카, 이마나가 쇼타 등 자국 리그 최정상급 선수들의 맹활약을 앞세워 결승에서 미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한국 대표팀은 메이저리거 김하성, 한국계 혼혈 선수 토미 에드먼이 합류했지만 1라운드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2017년 APBC에 참가했던 일본 대표팀 선수 가운데, 이번 WBC 우승 멤버로 활약한 선수는 4명이나 된다. 미국과의 결승전 승리 투수인 이마나가와 포수 가이 타쿠야, 1루수 야마카와 호타카, 유격수 겐다 소스케가 6년전 APBC에 참가했던 선수들이다 6년전에는 일본 리그 유망주급 선수들이었고, 그사이 핵심 선수들로 성장해 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했다.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슈퍼라운드 일본과 경기. 4회 투구를 마치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박세웅.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5/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아직 제자리 걸음이다. 6년전 APBC 대표팀에 발탁됐던 선수 가운데 현재 대표팀의 주축이라고 할만 한 선수는 박세웅 김하성 이정후 정도 뿐이다. 완벽한 세대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2회차를 맞는 APBC는 확실한 반환점이 돼야 한다.

류중일 감독이 이끌 APBC 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들이 대거 승선했다. 와일드카드 선수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20대 초반 젊은 선수들이다. 이번이 첫 대표팀인 선수들도 상당수다.

반면 대회 수준은 더 업그레이드 될 전망이다. 일본도 리그 유망주들이 대거 발탁됐고, 대만도 눈여겨 볼 선수들이 출전한다. 여기에 이번 대회는 호주 대표팀도 처음 참가해 총 4개국이 대전을 치른다.

특히 대만, 호주는 WBC와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국이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대만은 의외로 좋은 투수 자원들이 많고, 수비력과 주루 등 세밀한 부분들도 이전보다 크게 발전했다. 호주도 프로 리그를 통해 자국 유망주들을 많이 길러냈고, 타고난 피지컬과 파워를 겸비했다. 호주 대표팀의 A클래스 선수들은 한국 대표팀 주전에도 밀리지 않는다.

올림픽, WBC나 아시안게임에 비해 APBC는 친선 대회 느낌이 더 강하다. 그러나 마냥 부담 없이 나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향후 프리미어12, WBC, 올림픽까지. 최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 대표팀의 완전한 세대 교체와 국제 경쟁력 강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APBC는 출발선이 될 것이다. 한국 야구의 명운이 걸려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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