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누아르’… 우리만의 장르 만들어 기뻐”

이복진 2023. 10. 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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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최악의악'이 지난 25일 12회로 막을 내렸다.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인 강남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잠입한 경찰 박준모(지창욱)와 강남연합의 두목 정기철(위하준)을 비롯해 박준모의 아내이자 정기철의 첫사랑인 유의정(임세미)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범죄 액션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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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최악의악’서 열연 지창욱·위하준
마약조직 일망타진 위해 잠입한 경찰
연인 위해 과거 청산하려는 조폭 두목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에 질문 던져

“누아르에 대한 로망은 당연히 있었죠. 어릴 때 누아르 액션을 보면서 막연히 ‘멋있다’ ‘나도 저렇게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 꿈을 빠른 시기에, 젊은 나이에 할 수 있게 되면서 젊은 세대의 누아르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최악의악’이 너무 좋았습니다.”(지창욱·위하준)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최악의악’이 지난 25일 12회로 막을 내렸다.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인 강남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잠입한 경찰 박준모(지창욱)와 강남연합의 두목 정기철(위하준)을 비롯해 박준모의 아내이자 정기철의 첫사랑인 유의정(임세미)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범죄 액션 드라마다. 드라마에는 정기철을 비롯해 최정배(임성재), 홍희성(차래형), 서종렬(이신기) 등 강남연합 조직폭력배들과 박준모의 선배 경찰인 석도형(지승현), 서울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조창식(이정헌)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하지만 드라마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끄는 사람은 정기철과 박준모.
디즈니플러스 ‘최악의악’에서 경찰 박준모와 조직폭력배 두목 정기철을 연기한 지창욱과 위하준.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봐왔던 누아르 장르를 연기할 수 있게 돼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디즈니플러스 제공
강남지역에 마약을 유통하는 거로 의심되는 강남연합의 두목인 정기철을 잡고 승진을 하려는 박준모는 정기철의 친구인 권태호의 사촌형인 권승호로 신분을 숨기고 그를 관찰한다. 그러던 중 상대 조폭과 전쟁 등으로 박준모는 살인하게 되고, 그러면서 그는 점점 ‘악’이 돼 간다. 이에 대해 지창욱은 “드라마 주인공으로서 가지는 도덕적 신념이나 가치관을 최대한 배제하고 박준모가 가지고 있는 (아버지가 마약 중독자이며 아내보다 진급이 늦다는) 피해의식과 열등감이나 (승진해 서울로 근무지를 옮긴다는) 원초적 본능과 욕심에 집중했던 것 같다”며 “그래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박준모가 무너져가는 과정이 더욱 명확하게 보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클럽 DJ였던 정기철도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과 동생들이 잘살기를 바라다 보니 조폭의 두목이 됐고, 마약을 유통하며 살인까지 한다. 유의정을 만나 과거를 청산하려 하지만 이미 ‘악’으로 물든 지 오래. 위하준은 “유의정과의 관계에서 순수한 마음일 수 있지만, 정기철은 악인이 맞다”며 “순수하든 남을 나중에 돕든, 그 시작은 마약을 팔아서 만든 돈이었다. 그 돈으로 동생들을 합법적인 삶을 살게 한들 그 시작 자체가 불법”이라고 말했다.

박준모와 정기철은 경찰과 조폭으로 정반대에 있지만, 서로 닮았다. 아버지가 마약 중독자이거나(박준모) 가정폭력을 일삼았거나(정기철), 유의정을 사랑하는 점 등. 그렇기 때문에 쉽게 곁을 내주지 않았던 정기철이 박준모에게만은 믿음을 주는 것일 수 있다. 위하준은 “정기철이 여러 시험을 한 것도 있지만, 상대 조폭이 쳐들어왔을 때마다 구해준 것 등 상황이 박준모를 믿게 만들었다”며 “유의정의 지인이라는 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준모에게 정기철은 ‘목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지창욱은 “우정이나 브로맨스(남성 간 유대)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며 “박준모에게 정기철은 잡아야 하는 인물로, 그렇기 때문에 경찰로서 하지 말아야 할 것(살인 등)을 했고, 그래서 더욱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라도 그를 꼭 잡아야 했다”고 밝혔다.

드라마에는 인상 깊은 장면이 다소 나온다. 액션은 물론이고 세 사람 간의 미묘한 감정 등. 두 사람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8회 마지막과 9회 처음 부분 재건파와 싸우는 장면은 언급했다. 위하준은 “혼자서 다수와 싸우는 장면도 있고 해당 장면을 보면 누가 선인지 악인지 구분이 안 되는 매력이 있다”고 했으며, 지창욱은 “박준모로서 절정으로 이르는 장면으로, 이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모습을 잘 보여준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MZ 누아르’라고 불릴 정도로 젊은 배우들이 중심이 된 ‘최악의악’에 대해선 지창욱은 “기존 누아르보다 더 원색적인 젊은 친구들의 누아르”라고 답했으면, 위하준은 “젊은 세대 누아르는 많이 없었으니까 새로운 모습 보여드릴 수 있는 생각에 기뻤다”고 말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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