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500명 요원 출동… ‘최고의 보안전문가’ 겨루다 [세계로 뛰는 중소기업]

이지민 2023. 10. 2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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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원 ‘기술올림피아드 대회’ 열어
고객처 상점 내외부 본뜬 교육장서
긴급출동·출입보안 등 역량 테스트
‘최소 근속 5년’ 응시자격 기준 엄격
최종 8명에게만 ‘베스트’ 직함 영예
“임직원에 동기부여… 고객 만족 연결”
“에스원 1호는 천안 인재개발원으로 즉시 출동 바랍니다. 소요 시간은 10분 예정.”
 
24일 충남 천안시 에스원 인재개발원 첨단보안 종합실습장 앞으로 경광등을 번쩍이며 에스원 출동 차량이 도착했다. 삼단봉을 들고 차량에서 내린 긴급출동(CS) 요원은 숨죽인 채 건물 외부 유리문을 살폈다. 시설물이 꺾어지는 코너에서는 침입자가 나타날 수 있어 1m가량 거리를 둔 채 점검에 나섰다. 심사 체크리스트를 손에 든 심사위원 3명은 매서운 눈빛으로 코너 경계를 하는 요원들의 손끝, 발끝을 유심히 좇았다.
이날부터 26일까지 3일간 에스원은 올해 12회째를 맞는 기술올림피아드 본선을 개최했다. 기술올림피아드는 80만 고객처 상점, 건물과 내외부를 본뜬 교육장에서 출동 요원들이 역량을 겨루는 대회다. 전국 4500명의 요원 중 분야별로 최고의 긴급출동(CS), 출입보안(TS), 기술, 시설관리(FM) 요원이 뽑힌다. 총 8명의 요원에게는 ‘베스트’라는 영예의 직함이 부여된다.
26일 충남 천안시 에스원 인재개발원 첨단보안 종합실습장에서 기술력 평가에 참여 중인 긴급출동(CS) 요원이 알람기기를 살피고 있다. 에스원 제공
치열한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오른 요원은 총 58명이다. 제복을 말쑥하게 갖춰입은 이들 사이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전국 각 사업장에서 많아야 1명이 본선에 오른 꼴이어서 사업장 측에서 거는 기대감도 크기 때문이다. 선발이 되면 공식 포상에 더해 신입사원들의 지도강사로도 활약할 수 있다.

2015년 CS 부문 베스트로 선발된 이민교 에스원 교육운영그룹 책임은 “‘근속 5년’이 최소 응시 자격 기준인데도 입사 때부터 이 대회를 준비하는 요원들이 있다”며 “오전 TS 실습장에서 만난 한 요원은 청심환까지 먹었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도전해 본선에 오른 지현태 아산 TS 사업장 선임은 오전 평가에서 놓친 게 많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TS 부문의 종합 상황대처 평가에서는 인가받지 않은 행인이 사업장을 무단 침입하는 상황, 화재 상황, 차량 정밀 검색 상황이 주어진다. 상황별 요원 행동 하나하나가 평가 대상이다. 입사 6년 차인 지 선임은 “인가받지 않은 행인이 건물에 무단 출입했을 때 대처하는 순서가 있는데 미흡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아산 사업장에서 본선에 혼자 진출해 어깨가 무겁다”며 “오후 보안 컨설팅 프레젠테이션(PT) 발표에서 만회하길 바랄 뿐”이라고 부연했다.
에스원 경기 시화 지사 소속 채선후 선임이 26일 충남 천안시 에스원 인재개발원 첨단보안 종합실습장에서 긴급출동(CS) 부문 본선 평가를 치르고 있다. 에스원 제공
TS 부문 응시자들은 고객사 요청을 만족하는 물리보안 환경을 각자 설계해 각 지사 그룹장인 8명의 심사위원 앞에서 발표해야 한다. 고객사는 △혼잡시간 최대 200명이 출입문으로 빠져나가고 △금속탐지기는 최대 6대 배치하고 △1:4 남녀 비율로 여근무자 위주 배치할 것을 요청했다. 이 같은 조건을 고려해 응시자는 금속탐지기를 어느 방향으로 배치할지, 스피트게이트를 몇 대 설치할지 등을 설계한다. 
FM 분야는 △전기 △기계 △소방 △승강기로 세분화돼 있다. 베스트의 영예를 가져갈 요원은 본선에 오른 8명 중 2명뿐이다. 요원들이 치르는 본선 평가는 실제 건물 지하 또는 내부에 설치돼 있는 공간을 그대로 재현해 둔 곳에서 진행된다. 실습장에는 전기, 기계, 소방, 승강기 설비들이 들어서 있다. 가스가 새거나 승강기가 갑자기 멈췄을 때 출동 직후 대처법을 선보이고 얼마나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지를 평가받는다.
경기도 화성 지사에서 근무하는 이지윤 주임은 “사업장에 없는 기계 설비 문제가 나올 수 있어 긴장된다”고 평가 전 소감을 밝혔다. 2018년 7월 입사한 그는 ‘근속연수 5년’이라는 조건을 충족하자마자 올해 기술 올림피아드 도전에 나섰다. 이 주임은 “2주 정도밖에 준비하지 못한 탓에 올해는 큰 기대가 없다”며 “내년에 또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2014년 6월 FM 요원으로 입사한 우남균 책임은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그는 “3년 전 고배를 마시고 다시 응시하게 됐다”며 “올해 어머니가 칠순이셔서 여행상품권 200만원을 타면 가족여행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이 근무지인 그는 천안 인재연구원에서 소방 교육을 전담한 경험이 있다며 소방시설 장애 처리 기술 평가에 자신감을 보였다. 

최종 선발된 베스트 요원 8명은 연말 창립기념식 행사에서 공식 포상을 받는다. 에스원 관계자는 “4만4000평 부지 인재개발원 인프라가 있기에 치를 수 있는 대회”라며 “임직원들에게 최고의 동기부여를 주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천안=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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