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증언] 주정공장에서 태어난 아이…송승문 할아버지의 기억

유용두,강재윤 2023. 10. 2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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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4·3의 역사를 기록하는 KBS 연속기획 순서입니다.

송승문 할아버지는 4·3의 광풍으로 온 집안이 풍비박산 나고 힘겹게 살아왔는데요,

오랜 시간 4·3 단체 활동하며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애써왔습니다.

유용두, 강재윤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송승문/4·3희생자 유족 : "우리 할아버지가 일본에서 살다가 해방이 되니까 할머니하고 제주로 넘어와서 1947년 삼일절 행사 때, 아시겠지만 관덕정에서 발포 사건이 일어납니다. (사망자 6명 중 )오라리 분이 두 분이 죽습니다. 할아버지가 그것을 목격하다 보니까 단상에서 마이크를 잡고 (발언했죠.) (그 사건으로)지목돼서 1948년도에 일본으로 다시 도망을 갑니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일본으로 가면서 우리 집안에도 4·3으로 피해가 있죠. 우리 작은할아버지는 15년형을 받고 대구형무소에서 돌아가시고."]

[송승문/4·3희생자 유족 : "계엄령 선포를 (1948년) 11월 17일 날 발령 하다 보니까 중산간 부락 5km 이상은 전부 불태워라. 연미마을이 전부 불타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다 흩어져서 이제 산으로 동굴로 들판으로 피신 생활하면서. 1949년도 1월, 2월에 선무활동으로 내려오면 살려주겠다. (산에서 내려오니)우리 어머니가 (저를)임신했을 당시 마을회관에서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딱 미니까 누워지더라. 누웠는데 경찰인지 누군지 모르겠지만 널판을 가지고 와서 (배에 깔고 누르면서) 시아버지 간 곳을 대라, 남편 간 곳을 대라. 모른다고 하니까 왜 모르냐고 하면서 더 잔인하게 마을회관에서 했다는 말을 들었고."]

[송승문/4·3희생자 유족 : "(주정공장) 거기서 수용생활 할적에 제가 태어났습니다. 태반이 돌아서 유일하게 주정공장에서 거꾸로 태어나 본적지가 두 군데입니다. 오라동하고 동양척식주식회사(주정공장). (할머니는) 막내 아들을 업고 전주형무소로 갑니다. 1년형을 받고 가라고 해서 1년형을 받습니다. 전주형무소에서. 거기서 제일 막내 아버지가 돌아가십니다. 아버지도 2차 군법회의로 공항에서 총살 당했기 때문에 아직 아버지, 공항 유해발굴 제주위원장을 맡아서 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DNA검사로 아버지 확인이 안 돼서. 저는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할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사춘기 때 할머니가 살아계셨을 때 몽니 부리지 마라, 홀어멍 자식 말을 듣지 마라. 내가 한평생 살면서 홀어멍 자식 말을 듣지 말아야지, 들으면 어머니한테 죄가 되지."]

[송승문/4·3희생자 유족 : "(나이가 들면서)우리 부모 형제들이 무엇을 잘 못 했기에 죽느냐, 이것을 알아보자. 그래서 1999년도에 연동행방불명인 지회를 (여럿이 같이 만들었죠.) 2000년도에 행방불명인유족회를 만듭니다. 공동대표 5명이 반공유족회라고 있었습니다. 군경유족회. (두 단체가) 합쳐서 큰 목소리를 내면 좋지 않겠느냐 해서 합쳐서 (4·3유족회가 생겼습니다.) 아직도 비밀로, 비밀인지 자료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직도 육지형무소 가서 집단총살 당한 곳 중 전주하고 대전골령골 외에는 모르지 않습니까. (4·3 왜곡 발언하는 것을 보면)이제는 좌우 논리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 우리 70여 년 동안 시신도 못 찾고, 아버지, 어머니, 형제들 죽은 날짜도 모르고 집 나간 날로, 생일 날로 (제사를) 지낸 분들이 3천여 명이 되지 않습니까."]

유용두 기자 (yyd9212@kbs.co.kr)

강재윤 기자 (jaey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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