웸바냐마, 데뷔전서 15득점...‘파울 트러블’ 숙제로 남아
일단 시작은 절반의 성공. 즉 절반의 실패다. ‘세기의 재능’이란 평가를 받으며 샌안토니오 스퍼스 유니폼을 입은 빅토르 웸바냐마(19·프랑스). 그의 미 프로농구(NBA) 데뷔전이 열린 26일 미 텍사스주 프로스트뱅크 센터엔 1만8947명 관중이 운집했다. 좌석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홈팀 스퍼스는 입석까지 추가 판매했다. 상대는 텍사스 주 라이벌 댈러스 매버릭스. 괴물 신인 데뷔 무대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무대 장치는 다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이날 주인공은 매버릭스 스타 루카 돈치치(24·슬로베니아)였다. 돈치치는 33득점 13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공격 세 부문 두 자릿수)을 작성하며 매버릭스의 역전승(126대119)을 이끌었다. 돈치치는 123-119로 앞서던 4쿼터 종료 30초를 남기고 뒤로 한 발 물러서며 던진 3점슛을 그대로 림에 꽂아 이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마치 웸바냐마에게 ‘NBA는 처음이지’라고 말하는 듯했다. 카이리 어빙(31·미국)도 22득점으로 화력을 더했다.
웸바냐마는 이날 15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으로 데뷔전을 마감했다. 1쿼터 3점슛으로 데뷔 첫 득점을 올리자 관중은 환호했다. 23분19초를 뛰며 인상적인 실력을 보여줬지만 ‘외계인’이란 찬사에 걸맞은 활약까진 보여주지 못했다. 그와 종종 비교되는 르브론 제임스(39·LA 레이커스)의 20년 전 데뷔전 기록(25점 6리바운드 9어시스트)에는 못 미쳤다. 야투 9개 중 6개(66.7%), 3점슛은 5개 시도해 3번 성공시켰다. 문제는 파울이었다. 경기 도중 5반칙을 범하자 감독은 그를 중간에 불러들였다. 출전 시간이 짧았던 이유다. 이날 양 팀 통틀어 5파울을 범한 선수는 웸바냐마밖에 없었다. 턴오버(실책)도 5개.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는 걸 보여줬다.
매버릭스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특별 방책을 준비하기도 했다. 웸바냐마는 키 224㎝에 윙 스팬(wing span·양손을 펼쳤을 때 한 손 끝에서 반대쪽까지 길이)이 244㎝에 달한다. 손을 뻗으면 어지간한 패스나 슛은 걸릴 수 있다. 그래서 매버릭스는 선수들이 슛할 때 트레이너가 팔보다 긴 막대기를 들고 방해하면서 연습을 했다.
웸바냐마는 일단 NBA 안착에는 성공한 듯하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데뷔전에선 16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 4블록으로 미약했다. 하지만 조던은 세 번째 경기에서 37점을 폭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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