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K] 금악리 폐기물 처리업체 논란…쟁점과 전망은?
[KBS 제주] [앵커]
탐사K는 이달 초부터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폐기물 처리 업체의 증설 허가 논란을 집중 보도해 드리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엔 이 내용을 취재하고 있는 강인희 기자와 보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강인희 기자, 한림읍 금악리 페기물 처리업체의 변경허가 과정의 문제점 등을 집중보도하고 있죠.
어떻게 이 취재를 시작하게 된 건가요.
[기자]
네, '공공성'이란 단어가 답이 될 것 같습니다.
해당 업체의 역할을 말씀드리면 더 이해가 쉬우실텐데요.
한림읍 금악리 이시돌 목장 인근의 금악리 폐기물 처리업체가 처리하는 폐기물이 바로 하수슬러지입니다.
서귀포시민과 관광객들이 주택과 숙박, 사무실 등의 화장실과 주방 등에서 사용하고 버리는 하수를 처리하고 남은 찌꺼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공공에서 나온 하수슬러지를 처리하다보니 제주도민의 세금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해당 업체가 지난해 1월 처리 규모를 늘리기 위해 증설허가를 제주시로부터 받은 뒤, 이 사실을 알게 된 금악리 마을과 주변 관광업체, 이시돌목장 측의 반대 목소리가 높더라고요.
그래서 무엇이 문제인지 들여다 보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해당 업체가 서귀포지역 하수슬러지 등을 얼마나 처리하고 하고 있고, 세금은 얼마나 투입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네, 서귀포시 지역에는 모두 5곳의 공공하수처리장이 있는데요.
공공하수처리장의 슬러지를 비롯해, 가축분뇨 공공처리장 2곳의 슬러지까지 처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제주시 축협 축산물공판장과 제주시 양돈 축협에서 나오는 폐수슬러지 처리도 맡고 있습니다.
5곳의 공공하수처리장에서 금악리 폐기물 처리업체로 보내진 양을 볼까요.
지난 2020년 1만 7천 톤에서 매년 증가하고 있죠.
처리 비용도 꾸준히 늘었습니다.
공공가축분뇨처리장의 처리비용까지 하면 더 많겠죠.
[앵커]
강 기자, 제주도에서 유일한 민간 하수슬러지 처리 업체로 필요한 시설이긴 한데요.
처리규모를 늘리려 허가를 받은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확인된 건가요.
[기자]
네, 해당 폐기물 처리업체는 사실상 도내에서 발생한 슬러지 처리를 맡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해당 업체는 하수슬러지 발생량 증가를 우려해 기존보다 하수슬러지 건조량을 하루 100톤에서 300톤으로 3배 늘리고, 폐플라스틱과 폐섬유 등을 소각하기 위한 35미터 굴뚝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건데요.
지난해 1월 제주시로부터 이 같은 처리 규모 증설을 위한 변경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논란의 시작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2002년 해당 업체가 이시돌 목장 인근에서 친환경 비료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당시, 이시돌 목장 측에서도 해당 업체가 친환경 퇴비 사업을 한다고 하자, 목장의 운영 방향과도 맞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합니다.
흔히 대토라고 하죠,
위치 조정을 위해 서로 토지만 맞바꾸며 운영에 동의를 한 건데요.
그런데 운영 과정에 하수슬러지 등을 야적하면서 주변 환경 오염과 악취 문제가 시작된 겁니다.
여기에 2021년에는 사업장을 비료제조에서 폐기물처리업으로 변경하고 처리 용량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겁니다.
[앵커]
제주도에 필요한 시설이라 세금은 투입이 되고 있지만 환경오염과 악취 등으로 인한 민원은 잇따르고, 주민과의 갈등까지 복잡한 사안이네요.
그렇다면 해당 업체와 행정에서 보다 더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 했지 않았을까란 물음표가 생기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취재 결과 해당 업체가 지난 10년 동안 환경관련 법을 위반해 제주시에 적발된 것만 17건이나 됩니다.
해마다 1~2건씩 적발된 거죠.
제주시로부터 처리규모 확대 허가를 받은 후에도 6건의 적발이 이어졌을 정도인데요.
사실상 해당 업체가 민간에서 유일하게 하수슬러지를 처리하는 업체이다 보니, 영업정지 처분 대상이라도 과징금만 내는 방식으로 운영을 계속하다보니 환경법 위반이 되풀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탐사K 취재 결과 야적지 주변 수질과 토질 오염이 심각하던데요.
추가 오염을 막고 대책을 위해서라도 실태조사가 시급한데, 행정당국에선 움직임이 있습니까.
[기자]
네, 탐사K가 폭우가 내린 다음 날인 지난 8월 24일 해당 업체가 슬러지를 야적했던 곳의 물과 토양을 채취했습니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물의 경우 하수처리장의 원수보다 나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토질도 목장용지 기준으로 사람의 건강과 동식물의 생육에 영향을 줄 정도로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제는 이 오염지가 '지하수자원보전 1등급'구역과 바로 맞닿아 있습니다.
오염된 토양의 경우 비가 오면 지하수를 오염시킬 우려가 더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는데요.
수년간 환경법 위반이 잇따랐다는 것을 감안하면 물과 토양 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심각할 수밖에 없고요.
이 일대에서 실태조사 역시 시급합니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지난 12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최근 이 일대에서 실시한 토양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강력한 행정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결과에 따른 행정조치도 중요하지만, 수년간 슬러지 야적으로 이 일대가 얼마나 훼손됐고,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그리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이 절실합니다.
[앵커]
제주도상하수도본부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해당 업체의 하수슬러지 입찰 제한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요.
진행된 사항이 있습니까.
[기자]
네, 서귀포지역 하수슬러지 처리 대책 검토가 시작됐습니다.
강재섭 제주도상하수도본부장은 오늘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계약법상 입찰을 제한하는 방법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행감에서도 환경오염과 환경법 위반을 일삼는 업체와 행정이 연관돼서는 안 된다 우려가 높았던 만큼, 현재 서귀포지역에서 나오는 하수슬러지를 다른 지역의 처리 업체로 보내는 방안을 찾기 위해 출장이 계획됐다고 밝혔습니다.
추후 진행 상황도 속보를 통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앵커]
이번 논란을 보며 도내 하수슬러지 처리가 제대로 안되는 현실 답답한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기자]
제주도가 2050 탄소중립을 기치로 수소 에너지 전환과 그린수소 생태계 모델 마련 등 친환경 미래 신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죠.
하지만, 정작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쓰고 버린 하수 자체 처리도 어려운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행정처리 과정의 아쉬움도 컸습니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제주시와 업체 측이 허가 전 사업변경 내용을 주민들과 논의하고 현장을 한 번이라도 가 봤다면 지금보다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더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제주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책을 찾기보다 제도와 법규의 한계를 강조했는데요.
지난 8월 군산시의 경우 한 폐기물 소각시설 건축허가와 관련해 폐목재류와 슬러지 소각은 다이옥신과 미세먼지 등이 발생해 주민건강과 환경오염에 영향을 준다는 등의 이유로 불허하기도 했는데요.
되새겨 볼 만한 대목입니다.
한편, 해당 업체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환경오염을 한 적이 없고, 물류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익도 없다며 제주환경을 생각해 처리용량 증설이 불가피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각시설을 없애는 방안의 대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강 기자, 열차례 가까지 집중보도를 했는데, 앞으로 탐사K 취재 더 이어지나요.
[기자]
네, 청정 제주의 제대로 하수슬러지 처리 방안과 제주시와 상하수도본부의 대책 등을 추가 취재해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네, 강인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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