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율전초, 배움이 즐거운 ‘학교 숲 생태교육’… 창의 인재 무럭무럭 [꿈꾸는 경기교육]
‘학교 텃밭’ 가꾸며 사계절 자연 탐구
생생한 체험형 교과 지·덕·체 쑥쑥
우리 학교를 소개합니다 수원 율전초등학교
밤나무가 많아 밤밭골이라고 불리던 곳에 1983년 10월15일 밤밭골을 이름에 담은 ‘율전(栗田)’초등학교가 문을 열었다. 감성의 힘을 키우며 ‘배움이 즐겁고 삶이 행복한 율전교육’을 비전으로 삼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율전초는 6천834명에 달하는 졸업생이 저마다의 꿈을 간직한 채 졸업한 곳이기도 하다. ‘미래를 이끌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을 목표로 ‘참되라, 즐겨라, 상상하며 도전하라’를 교훈으로 율전초 학생들은 배움을 즐기며 꿈을 키우고,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며, 문화·예술을 즐기는 건강한, 배려하고 나누며 삶을 가꾸는 어린이로 커나가고 있다. 미래역량 강화와 함께 몸도 마음도 튼튼한 어린이를 키워내고 있는 율전초의 현장을 찾았다.
■ 학교 숲에서 키우는 생태감수성…꿈·끼 탐색 주간 ‘재능기부의 날’
율전초는 ‘초록 쉼터’로 불리는 학교 숲과 학교 텃밭을 갖고 있다. 도심 속에서 생태 교육이 어려워진 요즘, 학생들이 현장에서 직접 겪고 체험하며 생태교육을 체화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갖춰진 셈이다.
율전초 학생들은 나무와 풀, 곤충을 중심으로 생태 환경 체험 교육을 받는다. 학교 안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하면서 자연환경을 이해하고, 생명 존중과 생태감수성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이다. 또 학생들의 감성이 커갈 수 있도록 학교 숲의 자원을 활용한 오감 체험이나 놀이도 진행된다. 학교 근처에 있는 꽃과 나무들을 관찰하고, 나무 하나에 누가 사는지 탐구하고, 나무 모형을 통해 나무의 사계절을 표현해보는 세세한 활동들은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학생을 키워내기 위한 교육으로 효과를 내고 있다.
학교 안에 마련된 텃밭도 학생들에게 생생한 체험형 교육을 선사한다. 학교 건물을 주변으로 형성된 텃밭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텃밭을 가꾸고 식물을 키우는 교육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율전초 학생들은 밭을 일구는 과정부터 씨와 모종을 심고 가꾸기, 수확하기, 수확물을 활용한 요리하기 등 전 과정을 체험하는 교육을 받는다.
이를 통해 농업 및 식품 관련 직업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갖고, 농작물을 돌보는 과정에서 자신이 돌봄의 주체가 된다는 자존감 향상 및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율전초의 대표적인 자랑 중 하나는 스스로 계획하고 운영하는 꿈·끼 탐색 주간, ‘재능기부의 날’이다. 율전초는 학기마다 꿈•끼 탐색 주간을 갖는데,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교실에서 활동한 내용을 떠올리며 발표회와 사진전을 스스로 계획하고 참여하게 된다. 내가 갖고 있는 재능은 무엇인지, 나의 꿈과 끼는 어떤 것인지 스스로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인 셈이다.
이러한 과정은 학생들 스스로 소소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큰 가능성으로 키우는 역할을 한다.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고 나누는 과정을 통해 성취감을 얻게 되고,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는 용기도 얻을 수 있다.
특히 6학년생들이 진행하는 재능기부의 날은 이러한 자존감 고취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저마다 자신의 꿈과 끼를 키워내고, 이를 다시 친구들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성취감을 키운다.
친구 만드는 방법 알려주기, 축구 리프팅 알려주기, 머리 예쁘게 묶는 법 알려주기, 페이스페인팅 해주기, 종이접기 알려주기, 카나페 만드는 방법 알려주기 등 소소한 일상 속 재능을 친구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재능뿐 아니라 친구들과의 교우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어떤 재능을 나눌지 고민하고, 홍보 포스터를 만들고 체험 부스를 운영해 마무리하는 과정까지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끝낸다는 데 의미가 크다.
■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명문 축구부 커가는 요람
율전초는 모든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학교사회복지실과 위(Wee)클래스가 힘을 모아 다양한 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급격한 사회 변화에 따라 심리적,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돕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들이다. 율전초에는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을 비롯해 심리 검사, 위기학생을 위한 지원, 또래상담 동아리, 심리정서 회복을 위한 교육 및 체험행사 등 다양한 유형의 심리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 학생들의 마음을 보살피고 있다.
또 사회복지실에서는 월드비전에서 후원하는 ‘아침머꼬’ 조식지원사업을 진행해 학생들에게 든든한 아침을 제공하고, ‘꿈나무 우체통’ 사업에서는 아이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선물을 건네고 있다. 다문화학생이 많은 특징에 따라 ‘오GO가GO 한국어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해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어 학습을 통해 학교에 적응하고, 친구들과 관계를 형성해 갈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이 밖에도 율전초는 수원지역 명문인 학교 운동부 ‘축구부’가 있는 곳이다. 율전초 축구부는 수원FC와 인천유나이티드 등 K리그 선수들까지 배출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축구부다. 율전초 축구부는 올해 수원시의 자매도시인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에 소년 축구 대표단으로 선정돼 교류전을 치르기도 했다. 축구부 학생들은 단체생활을 통해 협동과 배려, 양보, 희생정신까지 폭넓게 익히고 있다.
인터뷰 김선영 교장 “아이들 눈높이 자연친화 교육... 행복한 학교 가꿀 것”
“매일 아침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반갑게 맞이하는 것으로 학생들을 항상 응원해주는 교장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해 3월 율전초에 부임한 김선영 교장은 40년 된 밤나무가 굳건하게 지키는 모습처럼 언제나 학생들의 편에서 학생들의 성장을 응원하는 인물이다. 매일 아침이면 학교로의 입성길인 교문 앞에서 학생 한 명 한 명과 손뼉을 마주쳐 인사를 나누면서 학생들이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 교장은 율전초가 미래를 이끌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을 교육 목표로 다양한 미래교육을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과정의 내용과 운영을 다양화해 배움이 학교에서 지역으로, 또다시 미래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김 교장은 교사들의 열정을 높게 평가했다. 언제나 수업 준비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권위를 내려놓은 채 학생들에게 비슷한 눈높이로 다가가는 교사들이 있기에 지금의 율전초가 완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교사들이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학교에 어려움이 올 때면 누구 하나 물러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에서 율전초의 미래를 기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주도로 이뤄지는 5, 6학년 자율동아리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원하는 운동을 선택해 배울 수 있고 친구들과 어울려 기초부터 심화까지 차근차근 배워내는 과정이 율전초의 교육목표와도 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장은 “마땅히 사랑과 존중을 받으며 성장하고 발전하는 주인공인 우리 학생들이 개개인의 특징과 장점을 찾아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학생, 교직원, 학부모, 율전 교육공동체가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열정을 모으고 정성을 다하는 율전교육을 실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장으로서 이런 학교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공동체와 신뢰를 구축하고 합의를 통해 실천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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