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릭백' 너도 해봤니?…중3 2억뷰 영상에 챌린지 열풍

서영지 기자 2023. 10. 2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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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도 이 춤 춰보고 싶어. 어떻게 하는지 알려줘."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가 한 영상을 보여주며 한 말입니다.

영상을 보니 어려 보이는 남성이 마치 스케이트를 타듯 아스팔트 위에서 미끄러지고 있었습니다. 신기해서 여러 번 돌려봤지만, 어떻게 추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슬릭백'이라는 춤인데, 미끄러지듯 추는 춤이라고 했습니다. '슬릭백 추는 법'을 검색하고 나서야 몸은 안 따라줘도 '말로' 아이에게 방법을 알려줄 수 있었습니다. "밟고, 밀고, 밟고, 밀고." 아이도 저도 미끄러지듯 보이기 위해 여러 번 공중부양을 시도했습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치어리딩학원에 찾아가 아이들에게 슬릭백을 아냐고 물었더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안다고 답했습니다.

26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치어리딩 학원에서 학생들이 슬릭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서영지 기자〉

코치의 지시에 따라 원을 그린 아이들은 다같이 슬릭백을 시연해 보였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김예린 양은 "소셜미디어 영상을 처음 보고 정말 신기해서 나도 연습해봤다. 학교에서도 친구들이 쉬는 시간마다 연습하는데 영상처럼 잘 추지는 못한다"며 웃었습니다.

김희경 국가대표 치어리딩 감독(힙합 주니어 부문)은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의 영상이 세계적으로 뜨고, 그 사람이 유명해지니 청소년들이 '나도 할 수 있겠다, 나도 해서 올려 봐야지' 하는 생각에 이런 영상에 더 열광하고 그걸 따라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슬릭백 챌린지 열풍에 바람을 불어넣은 사람은 대구 용산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효철 군입니다. 이 군의 영상은 오늘(26일) 오후 6시 기준 조회수 2억 800만을 넘겼습니다. 지난 15일 틱톡 'wm87.4' 계정에 처음 올라온 영상인데 10일 만에 조회수가 이만큼 오른 겁니다.

"공중에 떠 있는 것 같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1학년 수준 정도" "이건 슬릭백이 아니다. 그냥 떠다니는 거다(that's not slickback, it's FLOATING)." "슬릭백 세계 1위" 등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댓글도 많이 달렸습니다.

슬릭백으로 유명해진 대구 용산중학교 3학년 이효철 군. 〈사진=유튜브 근황올림픽 캡처〉

그는 최근 유튜브 '근황올림픽'에 나와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된 데에 대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해당 유튜브 인터뷰에 따르면 틱톡 계정은 이 군의 친구 것이었습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오던 중 춤을 추는 이 군을 본 친구가 "볼수록 이건 한국에만 놔두면 안 되는 재능"이라고 생각해 영상을 찍어 올렸습니다.

이 군은 슬릭백 비결에 대해 "본능적으로 췄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제가 하는 건 완전한 (원래의) 슬릭백이 아니라 변질된 건데 그걸 좀 더 좋아해 주시더라"라며 "다리에 힘을 주고 춰야 해서 너무 많이 하면 허벅지 안쪽이 아프다"고도 말했습니다.

실제로 외국에서 유행 중인 슬릭백 영상은 까치발로 미끄러지듯 추는 게 대부분인데, 이 군은 이들과 다르게 뒤꿈치로 뛰어서 더 떠다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군은 "춤추는 걸 좋아한다"면서도 "평범하게 회사 다니면서 살고 싶다. 많은 관심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종종 영상 올릴 테니 많이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저와 아이는 아직 공중에 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걸음도 연습하고 있다'는 이 군과 이 군의 재능을 알아보고 '엔터테인먼트 회사 사장이 되겠다'는 친구의 우정을 응원합니다. 이들의 다음 영상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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