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를 이겼다”…‘사이클 철인’ 51살 이도연, 장애인AG 3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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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지천명의 나이를 넘겼으나, '철인'의 레이스는 건재했다.
장애인사이클 국가대표 이도연(51·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이 장애인아시안게임 3연패를 일궜다.
이도연은 26일 중국 항저우의 춘안 제서우 스포츠센터 사이클 도로 코스 13.5㎞를 23분35초80에 주파하며 2022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여자 핸드사이클(H1∼5) 도로독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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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지천명의 나이를 넘겼으나, ‘철인’의 레이스는 건재했다. 장애인사이클 국가대표 이도연(51·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이 장애인아시안게임 3연패를 일궜다.
이도연은 26일 중국 항저우의 춘안 제서우 스포츠센터 사이클 도로 코스 13.5㎞를 23분35초80에 주파하며 2022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여자 핸드사이클(H1∼5) 도로독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애인 사이클은 장애 유형에 따라 다른 자전거를 타는데, 하반신 장애가 있는 이도연의 종목은 뒤로 누운 채 팔로 페달을 굴리는 핸드사이클이다. 도로독주에서는 출전 선수가 1분 간격으로 출발해 각자의 개인 기록을 겨룬다.
이도연은 이날 첫번째 구간까지 10분21초91을 기록하며 중국의 순비앤비앤(10분17초80)에 4초11 뒤졌으나, 후반부 출력을 높이며 역전했다. 최종 기록에서는 이도연이 15초65 빨랐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그는 기자를 통해 기록을 전해 듣고 1위 사실을 확인한 뒤 환호성을 질렀다. 이어서 가쁜 숨을 고르며 “제가 여기 선수 중 제일 연장자다. 젊은 친구들한테 겁도 먹고 있었는데, 국가대표로 왔기 때문에 나이는 핑계고, 죽기 살기로 달렸다”라고 말했다.
운동선수로서 이도연의 행적은 경이롭다. 19살에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그는 34살이 되어서야 탁구 라켓을 잡으며 처음 운동을 시작했다. 40살에 육상을 시작해 2012년 장애인 전국체전 3관왕(창, 원반, 포환 3종목 한국 신기록)에 올랐고, 2013년 다시 핸드사이클로 종목을 바꿨다. 전향 이듬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장애인사이클 국제 대회(2014 이탈리아 장애인사이클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42살 혜성’의 출현을 전세계에 알렸다.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인도네시아 대회에서 연달아 2관왕을 달성했고, 이날 다시 정상에 서며 종목 3연패 대업을 이뤄냈다. 2018년에는 스키를 배운지 1년여 만에 평창겨울패럴림픽에서 장애인 노르딕스키(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으니 타고난 운동 천재다. 그는 “조상님한테 감사드린다. 어렸을 때부터 체격이 남달랐다. 장애를 얻고 재활하면서 지쳐 있었는데 타고난 몸 덕에 매번 잘했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는 “(사이클 도로독주는) 타인과 대결이 아닌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가장 좋아한다”라며 “저 자신을 이겼다는 마음에 뿌듯하다”라고 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자신을 이겨낸 이도연은 “달리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힘이 부칠 때는) 내 몸도 내 것이 아니다”라며 “몸과 자전거를 향해 ‘너희 둘이 하나가 돼서 잘 달려줘’라고 얘기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자전거에서 내리는 순간까지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도연은 27일 핸드사이클 41.4㎞ 개인도로 경기를 치른다. 이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할 경우 그는 장애인아시안게임 3개 대회 연속 2관왕에 오르게 된다.
한편, 이날 앞서 열린 사이클 남자 시각장애(MB) 18.5㎞ 도로독주에서는 31살 동갑내기 짝 김정빈과 윤중헌(이상 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이 23분13초71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했다. 지난 23일 4000m 개인 추발에서 한국 선수단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던 둘은 이날 우승으로 첫 2관왕의 영광도 누렸다. 둘은 텐덤사이클이라는 2인승 자전거를 타는데, 비장애인 경기파트너 윤중헌이 핸들을 잡고, 페달은 둘이 함께 밟는다. 메달도 함께 받는다.
항저우/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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