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好事多魔 <호사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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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을 호, 일 사, 많을 다, 마귀 마, 호사다마.
몽골족이 세운 원나라 때 남희(南戱)가 쓴 일종의 희곡 '비파기'(琵琶記)에도 호사다마가 나온다.
극 중 "호사다마라, 풍파가 일어날 것을 누가 알겠는가"(誰知好事多磨起風波)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예기치 않는 어려움이 언제 닥칠지 모르니 좋은 일 있다고 너무 기뻐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세상에 그런 일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지만, 호사다마와 반대되는 사자성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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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을 호, 일 사, 많을 다, 마귀 마, 호사다마. 좋은 일에는 마(魔)가 낀다는 뜻으로, 좋은 일에는 탈이 생기고 방해가 많이 따른다는 말이다. 좋은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과도 통한다.
여러 군데 고전에서 보인다. 만주족이 세운 금(金)나라 때 동해원(董解元)이 지은 '서상'(西廂)에 호사다마라는 말이 나온다. '참으로 이른바 좋은 시기는 얻기 어렵고, 좋은 일을 이루려면 많은 풍파를 겪어야 한다'(眞所謂佳期難得, 好事多磨)라는 글귀다. 몽골족이 세운 원나라 때 남희(南戱)가 쓴 일종의 희곡 '비파기'(琵琶記)에도 호사다마가 나온다. 극 중 "호사다마라, 풍파가 일어날 것을 누가 알겠는가"(誰知好事多磨起風波)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예기치 않는 어려움이 언제 닥칠지 모르니 좋은 일 있다고 너무 기뻐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또 청(淸)나라 때 조설근(曹雪芹)이 지은 '홍루몽'(紅樓夢)에도 호사다마가 쓰였다. "홍진 세상에 즐거운 일들이 있지만 영원히 의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물며 또 옥에도 티가 있는데 좋은 일에 탈이 없겠는가"라는 구절이 있다. 세상에 그런 일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지만, 호사다마와 반대되는 사자성어도 있다. 일이 단숨에 천리가는 것처럼 잘 풀린다는 일사천리(一瀉千里), 순풍에 돛을 올리듯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의미의 일범풍순(一帆風順), 모든 일이 뜻한대로 된다는 만사형통(萬事亨通)이다.
역대 최저기록을 갈아치우는 최저출산율을 보면 호사다마가 생각난다. 두 가지 측면이다. 현대사 대부분 국가에서 경제성장률과 출산율은 부의 관계다. 우리나라도 국민소득(GNI) 3만 달러로 접근하면서 급속히 출산율이 떨어졌다. 살만하니까(好事) 함께 누릴 아이들이 사라진다(多魔). 다른 한 측면은 아이 낳기 꺼리는 젊은 세대에 해당하는 얘기다. 아이 낳지 않고 편하게 일신의 행복을 누린들 그게 가족과 함께 누리는 것만큼 행복할까. 늙어 외로움을 어찌 달래려 하나. 호사에는 마가 따른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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