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엑스포 유치` 49표 몰린 아프리카에 승부건다

정석준 2023. 10. 2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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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한 달여를 앞두고 정부가 부산 유치를 위해 아프리카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부산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순방 동행 대신 아프리카로 발걸음을 옮겼다.

엑스포 유치 후보지는 한국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지만 사실상 사우디와 한국의 2파전이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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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지 선정 투표 한달여 앞두고
장관들 다양한 협력으로 표심잡기
최태원 회장 등 기업도 전방위 지원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 에티오피아 부총리 집무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데메케 메코넨 하센 에티오피아 부총리(총리 대행)와 면담을 가졌다. <산업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한 달여를 앞두고 정부가 부산 유치를 위해 아프리카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프리카는 182개 회원국 중 유럽과 같은 49개국이 포진하고 있는 사실상의 승부처라는 판단에서다. 정부 부처 장관들이 직접 아프리카를 찾아 산업, 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통해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도 전방위 지원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에 아프리카를 찾은 장관만 세명이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취임 한달 만에 아프리카를 두 차례 방문했다. 부산엑스포 유치 행보다. 방 장관은 지난달 29일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프리카 서부 섬나라 카보베르데를 방문해 조세 마리아 대통령을 만나 경제 협력을 논의하고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한국 고위인사가 카보베르데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일에는 에티오피아를 찾아 데메케 메코넨 하센 부총리에게 2030 엑스포 부산 유치를 지지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윤석열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고 양국의 무역·투자·산업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방 장관의 아프리카 방문에 한국전력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산업기술진흥원 등 공공기관과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민간기업 관계자들이 동행한 것은 실질적인 협력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시에라리온와 코트디부아르를 각각 방문해 농업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지지를 요청했다. 정 장관은 지난해 10월 이후 1년간 아프리카로 3차례 출장을 다녀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19일 나이지리아를 찾아 기술·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면서 지지를 당부했다.

기업들도 발벗고 나섰다. 부산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순방 동행 대신 아프리카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아프리카가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표가 가장 많아서다. 182개 회원국 중 아프리카와 유럽은 각각 49개국이며 미주 32개국, 아시아 20개국, 중동 19개국, 태평양 13개국이다. 회원국은 내달 28일 열리는 2030 엑스포 개최지 최종 투표에서 한표를 행사한다.

엑스포 유치 후보지는 한국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지만 사실상 사우디와 한국의 2파전이라는 게 중론이다. 사우디가 근소하게 앞서가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을 얻은 국가가 나오지 않아 2차투표에서 한국이 이탈리아 표를 흡수하면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11월 말까지 부산 개최를 위해 총력전을 펴면 해볼만한 게임"이라고 말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본 영향력에서 사우디에 비해 한국의 영향력이 밀릴 수 있다"면서도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핵심인 아프리카에 중국의 영향력을 이용해 접근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정석준기자 mp125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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