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심 키우지 않고 화해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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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과 중국 간 국경전쟁을 다뤄 베트남 문단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응웬 빈 프엉(58)의 장편소설 '나 그리고 그들(아시아 발행)'이 국내에서 출간됐다.
전쟁의 상대방이었던 중국의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 같냐는 물음에 "대답하기 쉬운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지나간 일을 교훈으로 삼는다는 차원에서 베트남인들이나 중국인들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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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과 중국 간 국경전쟁을 다뤄 베트남 문단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응웬 빈 프엉(58)의 장편소설 '나 그리고 그들(아시아 발행)'이 국내에서 출간됐다. 2015년 하노이 작가회 최고작품상, 2020년 전후 국경문학(1975~2020) 최고작품상 등을 수상, 베트남 전쟁문학의 걸작으로 꼽힌다.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응웬 빈 프엉은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과 적대심을 키우지 않고 화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트남과 중국 간 전쟁은 1979년 2월 캄보디아의 친중 폴포트 정권을 무너뜨린 베트남 응징을 명분으로 중국군이 베트남을 침략한 전쟁이다. 공산국가 사이에서 발생한 최초의 전쟁이다. 소설에서 주인공의 형은 이 전쟁에 참여했다가 포로로 잡혀 고문받은 후유증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죽게 된다. 주인공은 형의 발자취를 찾아 형이 어떻게 죽음에 이르렀는지 추적한다.
전쟁을 직접 치른 형은 중국을 '적'이라고 부르지만, 주인공은 '적'이라고 규정해 말하지 않는다는 대목이 주목된다. 이에 대해 작가는 "적대적 사건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나 그리고 그들'은 다름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화해하는 것을 이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쟁의 상대방이었던 중국의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 같냐는 물음에 "대답하기 쉬운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지나간 일을 교훈으로 삼는다는 차원에서 베트남인들이나 중국인들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동석한 번역가 하재홍씨는 "베트남인들은 분노를 분노로, 적대감을 적대감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베트남 문학은 통합과 화합의 가치를 강조하는데, 이는 한국이 받아들여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작가 응웬 빈 프엉, 번역가 하재홍씨를 비롯해 한베문학평화연대 한국 대표 작가단 7명과 베트남 대표 작가단 8명이 참석했다. 한베문학평화연대는 30여 년간 만나 온 한-베트남 작가들이 상호 교류 활성화, 문학 번역 등을 위해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식 출범했다. '나 그리고 그들'은 한베 공동번역 사업의 첫 결과물이다.
글 사진 문이림 인턴 기자 yirim@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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