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성장률 0.6%… 올해 목표치 1.4% 달성 ‘안갯속’

이병훈 2023. 10. 26. 18: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출 약진·내수 플러스 전환 등 힘입어
세 분기 연속 성장세… 전년대비 1.4% ↑
이·하마스 충돌로 글로벌 불확실성 크고
고금리·고물가에 소비 위축 조짐도 변수
전문가 “1.4% 힘들어졌다” 비관론 우세
정부는 “수출 회복세… 1.3∼1.5% 될 것”

올해 3분기 우리 경제가 수출 부진 완화와 민간소비 회복에 힘입어 0.6% 성장했다. 세 분기 연속 성장세다. 다만 고금리와 경기 위축 등으로 내수 회복세가 지속될지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해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1.4%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26일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분기 대비 0.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6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수출 부진 완화 등에 힘입어 전기 대비 0.6% 증가하며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산=뉴시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0.3%)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0.3%로 반등한 이후 3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 성장해 상반기(0.9%)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수출과 내수가 함께 늘어나면서 GDP 성장세를 견인했다. 수출은 반도체·기계 등을 중심으로 3.5%, 수입은 석유제품 등을 위주로 2.6% 각각 전분기 대비 늘었다. 민간소비는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3% 증가하며 전분기(-0.1%) 대비 플러스 전환했고,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나며 전분기 0.8% 감소에서 2.2% 증가로 돌아섰다. 반면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줄어들며 2.7% 감소했다.

수입보다 수출의 증가율이 웃돌면서 순수출은 3분기 GDP 성장에 0.4%포인트 기여했다. 내수는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이 플러스 전환하며 성장에 0.3%포인트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설비투자는 성장률을 0.2%포인트 깎아내렸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일시적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내수도 증가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와 한은의 올해 목표 경제성장률인 연간 1.4% 달성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인해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고금리·고물가 기조로 소비도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이 변수다. 한은은 4분기 성장률이 0.7%를 기록해야 목표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했다.

신 국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정보기술) 수출 부진 완화로 (연간 성장률이) 기존 전망에 어느 정도 부합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이·하마스 충돌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나 미국의 고금리 등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 현실적으로는 불확실 요인이 여전히 많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특히 수입에 향후 불확실성 요소가 크다고 진단했다. 동절기 들어 원유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하마스 충돌로 인한 유가 영향이 겹치면 수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신 국장은 “수입에 대한 수요 변화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4분기) 순수출 기여도가 플러스로 나올지도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뉴시스
전문가들도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금리·고물가와 불경기가 겹치며 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내수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비관적(100 미만)으로 전환해 이번 달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향후 경기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강해지고 있는 셈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설비투자나 소비가 위축되는 등 내수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종합적으로 1.4% 달성이 힘들어졌다고 본다”며 “연간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 수출 실적이 굉장히 좋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연간 성장률 목표치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봤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거시경제 진단을 묻는 여당 의원의 질문에 “이스라엘 사태도 있고 여러 불확실한 변수가 있지만 정부가 전망한 궤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정부가 연간 성장률을 1.4%로 전망하고 있는데 조금 보수적으로 보면 1.3%, 조금 더 낙관적으로 보면 1.5%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상황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수출이 좋다. 특히 반도체가 바닥을 확인하고 서서히 나아지는 기미를 보이고, 수출 회복세가 전반적으로 강해지는 듯한 양상”이라며 “10월 들어 현재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어 수출 중심의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병훈·채명준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