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윗선` 겨눈 금감원… 김범수 영장청구 촉각

김경렬 2023. 10. 2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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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시세조작 사태 수사가 '윗선'으로 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법인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그리고 투자총괄대표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배 투자총괄대표가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 카카오·카카오엔터의 자금 1300억여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수하라고 직원에게 지시한 정황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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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법인 기소의견 檢 송치
공모정황 확인땐 추가송치 예정
최악땐 카뱅 대주주 자격 상실
김범수 카카오 전 이사회 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시세조작 사태 수사가 '윗선'으로 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법인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그리고 투자총괄대표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면서 시세조종 공모 정황이 확인되는 데로 추가 송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사당국의 칼 끝은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대주주인 김범수(사진) 전 카카오 이사회의장(창업자)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26일 금감원은 SM 시세조작과 연루된 5인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로 넘겼다. 피의자 18인중 개인 3명과 법인 2개를 우선 송치한 것이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과 이들의 소속 회사다.

특사경에 따르면 카카오는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했다. 배 투자총괄대표 등은 지난 2월 SM엔터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들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2400여억원을 투입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특사경은 카카오 본사, 임직원 주거지 등에서 공모 정황이 담긴 메시지,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배 투자총괄대표가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 카카오·카카오엔터의 자금 1300억여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수하라고 직원에게 지시한 정황 등이다. '1시까지는 본사에서 지금 가격 받치면서 하고 있을 거야', '일단 (SM엔터 주가를) 12만300원까지는 빨리 만들어 놔라', '마지막 종가 때 남아있는 거는 쏟아부어서 (사라)' 등 문자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사경은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시세조종 공모 정황이 확인되는데로 추가 송치에 나설 예정이다. 특사경 관계자는 "이러한 불법행위는 공정한 증권거래와 기업지배권 경쟁을 위한 자본시장법의 핵심제도인 불공정거래 규제, 공개매수제도, '5% 룰' 등을 형해화하는 것"이라며 수사를 펼치고 있다.

업계는 김범수 창업자의 신병처리에 주목하고 있다. 구속영장 신청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관건은 김범수 창업자가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에 영향을 행사했는지다. 특사경은 지난 23일 김범수 창업자를 불러 16시간에 걸친 고강도 수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최악의 상황에는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을 상실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형사 처벌을 받아선 안된다.

카카오가 시세조작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는다면,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받는다. 우선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문제 해결해야한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대주주 자격이 박탈된다. 이 경우 6개월 안에 보유 지분 중 10% 초과분을 처분해야 한다. 카카오가 금융사인 카뱅의 지분을 10%를 남기고 반납해야한다는 뜻이다. 지분 매각이 끝나면 한국투자증권이 카뱅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한투와 카카오의 주식 수 차이는 단 1주다.

SM엔터 주식 반납 가능성도 있다. 주식 매수 과정에서 '5%룰'을 위반한 경우 초과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금융위원회는 5%를 넘긴 위반 지분을 매각하라고 명령할 수 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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