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고차 시장에 등장한 '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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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이젠 사치품이 아니라 생활필수품으로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수백만대의 차량이 매년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문제는 여전히 일반 시민이 중고차를 구매하는 과정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일반 시민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반기고 있다.
중고차 시장이 더 활성화될 것이란 시각과 기존 시장을 대기업이 모두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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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천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곳이 바로 중고차 시장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중견기업과 소수의 양심 있는 중소업체가 있긴 했지만 정보의 비대칭으로 질 낮은 물건이 많이 유통되는 대표적 '레몬마켓'으로 평가돼 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허위·미끼 매물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올해 1000만명을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3'에서도 중고차 시장을 풍자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극 중 '초롱이'가 침수차를 3000만원에 강매하려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큰 웃음을 지었지만, 영화 속 마동석처럼 슈퍼히어로가 없는 현실에선 상황이 달랐을 것이다.
이런 혼탁한 중고차 시장에 기존 질서를 뒤흔들 메기가 등장했다. 그것도 현대자동차·기아라는 아주 커다란 메기다. 정부가 지난해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제외하면서 대기업에도 문호가 개방됐고, 국내 완성차 중에선 첫 번째로 현대차가 지난 24일부터 인증중고차 판매를 시작했다. 기아는 다음달 1일부터 인증중고차 판매에 나선다. KG모빌리티 등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인증중고차 사업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일반 시민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반기고 있다. 혼탁한 시장의 신뢰를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미 수입차들은 국내에서 인증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고, 롯데 등 다른 대기업들도 중고차 사업을 확장할 채비를 하고 있다.
중견 및 중소 업체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중고차 시장이 더 활성화될 것이란 시각과 기존 시장을 대기업이 모두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한다. 하지만 이제는 변해야 살 수 있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대기업의 인증중고차가 다소 비싸다는 단점이 있는 만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정면돌파하겠다는 업체도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건전한 경쟁을 통해 중고차가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시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cjk@fnnews.com 최종근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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