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시 유진 페어·천가람 동반 해트트릭···한국 女 축구, 태국에 10-1 완승, 파리로 가는 첫 관문 가뿐하게 통과
사상 첫 올림픽 본선으로 가는 험난한 길의 첫 출발을 기분 좋은 대승으로 장식했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동반 해트트릭을 작성한 케이시 유진 페어(무소속)와 천가람(KSPO)을 앞세워 태국을 완파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6일 중국 푸젠성의 샤먼 이그렛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페어와 천가람의 활약에 힘입어 태국에 10-1 대승을 거뒀다.
올림픽 여자축구는 12개국만 나서 32개국이 출전하는 월드컵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내년 열리는 파리올림픽에서 아시아에 배정된 본선 티켓은 2장에 불과하다. 이번 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은 4개 팀씩 3개 조로 나뉘어 진행되며 각 조 1위 팀과 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한 팀이 4강 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식인데, 결승에 진출한 두 팀만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
한국은 태국, 북한, 중국과 B조에 편성됐다. 아시아에서 강호로 손꼽히는 북한, 중국과 한 조에 속해 부담이 크다. 일단 이날 상대인 태국에 다득점 승리를 해 최대한 골득실을 벌어놓은 후 북한과 중국을 대비해야 했다.
한국은 수비에 치중한 태국을 상대로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그러다 전반 33분, 페어의 한 방으로 마침내 골문을 열었다. 가운데로 파고드는 지소연(수원FC)의 패스를 받은 페어의 왼발 터닝슛이 상대 골키퍼 손을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2007년생 페어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한 번 골이 터지자 태국의 수비가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국은 전반 36분 천가람의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이 상대 골키퍼 손을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차이를 벌렸고, 3분 뒤 강채림(현대제철)의 골까지 터지며 3-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불이 붙은 한국의 공격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더 뜨겁게 타올랐다. 후반 4분 천가람, 8분 강채림의 골이 연이어 터지며 분위기를 완벽하게 잡은 한국은 후반 10분과 20분 페어가 연이어 골을 작렬,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어 후반 22분 이금민(브라이턴), 26분 문미라(수원FC)의 골로 9-0을 만든 한국은 후반 29분 왼쪽 측면서 올라온 추효주(수원FC)의 크로스를 천가람이 헤딩골로 연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태국에 실점을 허용하며 옥에 티를 남겼다.
태국을 완파한 한국은 29일 같은 장소에서 북한과 2차전을 치른다. 북한을 상대로 승리한다면 4강 진출 가능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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