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NOW 구독중] 웹드라마에 빠질 확률 100%… 청년제작자 아이디어 기대하시라
연령층 한계 등 제약 없이 글로벌 시청자 공략… 신인 등용문 역할도
《희대의 NOW 구독중》 드라마 제작사 '크랭크 업 미디어'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을 찾아 참 구독을 추천 드리는 유튜브 '서평' 시리즈 《희대의 NOW 구독중》.
글로벌 OTT 플랫폼들을 무대로 선보인 신작 K 콘텐츠들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곧이어 인기 상위 콘텐츠가 되는 공식이 어느덧 익숙하다. 넷플릭스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에 한국 작품에 투자한 규모는 5000억 원이며 오리지널 15편이 제작됐다. 2022년 투자비는 아직 공식 집계되지 않았지만 25개 작품을 공개했던 것을 2021년 기준으로 유추해보면 약 8000억으로 추산된다. 또 2023년 화제작 디즈니플러스의 '무빙' 제작비는 500억 원대에 달하며, 2024년 기대작으로 꼽히는 '폭싹 속았수다'의 제작비는 600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OTT 플랫폼 기업들의 이 같은 추세는 한국 콘텐츠의 전 세계적인 성공에 기인한다. 넷플릭스는 2022년 전 세계 회원의 60%가 1편 이상 한국 작품을 시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K 콘텐츠 인기와 위상의 그 원인과 배경을 두고 K-POP의 영향력, 국내 시청자들의 높아진 눈높이, 수준 높은 배우들의 연기 등등 다양한 평가들이 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콘텐츠는 스토리, 즉 원작의 이야기가 갖는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필자는 K 콘텐츠의 이러한 저력에 대해 한국만의 독특한 콘텐츠 경쟁 시스템, 즉 메이저리그에 들어서기 전에 먼저 벌어지는 원작 IP(지적 재산권)들의 각축전이라는 한국형 2부 리그 콘텐츠 생태계의 힘 때문이라 해석하고 있다.
웹소설, 웹툰, 웹드라마를 매개로 청년제작자들이 펼치는 원작들의 경연, 이를 뚫고 웹과 모바일에서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아 살아남은 경쟁력 있는 작품들, 이 원작들의 1차 생태계 구조가 오늘날 K 콘텐츠의 개성 있고 다채로운 스토리들을 양산한 원동력이라는 의견이다. 메이저 스튜디오로 향하기 위한 그만큼 치열하고 생동력 넘치는 그들만의 리그가 있었기에 지금의 K 콘텐츠 전성시대가 만들어졌다는 생각이다. 《희대의 NOW 구독중》 이번 칼럼은 K 콘텐츠 인기의 저변을 만든 바탕 중에서도 우리 청년제작자들이 열어가고 있는 한국형 마이크로 스튜디오 생태계인 '웹드라마'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금주 초 주요 웹, 모바일 채널에서 막 공개된 따끈따끈한 신작 웹드라마 '여행에서 로맨스를 만날 확률 시즌 3'의 제작사 '크랭크 업 미디어'의 대표(감독)와 출연 배우들을 만난 이유다.
우선 금주 화요일에 첫 회가 공개된 이번 웹드라마 작품에 대해 감독과 배우들에게 소개를 부탁했다.
2018년 처음 제작사를 꾸린 후 지금껏 16편에 이르는 작품을 만들어왔지만 '여행에서 로맨스를 만날 확률'은 그야말로 '크랭크 업 미디어'의 대표적 시리즈다. 회사의 첫 작품이자 국내 최초 여행지 소재의 에피소드 웹드라마 시리즈로 주목받았던 시즌 1은 춘천을 무대로, 이후 강릉에서 펼쳐진 로맨스를 다룬 시즌 2 그리고 프리퀄 격인 시즌 1.5가 단양을 다루었다.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이는 이번 시즌 3는 국제도시 인천을 배경으로 청춘들의 사랑과 여행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인천 토박이이자 콘텐츠 연출 PD인 한다원 역은 모모랜드 김나윤이, 어머니의 고향을 찾은 재외동포이자 셰프인 정진우 역은 배우 유정훈이 맡았다. 크랭크 업 미디어의 전작인 경찰청 웹드라마 '더폴리스'를 통해 합을 맞춘 적 있는 두 사람은 편안한 촬영 분위기 가운데 풋풋한 로맨스 씬을 선보였다. 또 극 중에서 이들 주연과 함께 감초 조연 커플로 출연한 손재원, 윤희선 배우 등 실력 있는 신예 배우들이 무의도, 월미공원, 송도센트럴파크 등 여행지로서 인천이 지닌 매력과 여행 그 자체의 설렘을 만끽할 수 있는 감성과 더불어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는 감독의 전언이다. 벌써 네 번째 시리즈를 이어온 작품의 우수성이 인정되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년 킬러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숏폼 부문에 선정, 인천영상위원회의 제작지원을 받기도 했다.
현재의 회사가 있게 한 작품 타이틀이니만큼 네 번째 시즌 작을 선보이면서도 첫 작품 때처럼 긴장된 마음으로 이번 제작에 임했다는 김지완 대표에게 지난 6년여의 제작 경험을 기반으로 한국형 웹 콘텐츠 장르라 할 '웹드라마'의 특성을 몇 가지로 요약해 설명해달라고 물었다.
그가 정리해준 내용은 ①짧은 제작 기간 및 분량, ②글로벌 확장성, ③명확한 타게팅 그리고 ④감독, 작가, 배우 등 신진 인재 발굴의 장이라는 4가지 포인트였다.
기성 레거시 미디어의 TV 드라마 등에 비해 콘텐츠 길이가 짧다 보니 상대적으로 제작 시간이 짧고, 웹이라는 환경의 특성상 주제가 자유로운 것도 제작 개시를 앞당기는 데 주요한 배경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무료로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히지만 이런 장점은 한편 제작진 입장에서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조회 수에 따른 광고와 일부 PPL(간접광고) 정도가 제작비 충당의 주요 수익원이기에 각 분야 별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기성의 제작 시스템을 구현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김 대표도 기획과 시나리오, 촬영과 후반 작업 등 제작의 주요 영역을 직접 맡고 있다고 한다. 레거시 미디어에서 제작 경험을 가진 필자로서는 놀람을 금치 못할 멀티 플레이어 신공이다.
자사가 운영 중인 유튜브 웹드라마 채널 '크드크드'와 네이버TV 등 주요 웹 및 모바일 플랫폼으로 직접, 그리고 신속하게 전 세계 유저들이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기성의 드라마는 각국 방송 플랫폼들과 별도의 계약 과정을 통해야 하지만 웹드라마는 각국 언어로 간편하게 자막만 입히고 업로드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내뿐 아닐 글로벌 시청자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웹드라마의 가능성과 잠재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광고와 편성의 한계로 인해 최대한 넓은 연령층을 공략해야만 하는 기성의 드라마와 달리 웹드라마는 광고를 주는 분야 자체가 다양하고 편성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연령층을 더 좁혀서 타겟팅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도 장점을 피력했다.
김 대표가 정리해준 특성 중 마지막으로 감독, 작가, 배우 등 신진 인재 발굴의 장으로서 웹드라마의 역할에 대해서는 두 배우에게 물었다. 반영석 역을 연기한 윤희선 배우는 TV 드라마와 영화 등 전격적인 상업 작품들은 대게 공개형 오디션보다 주요 기획사들을 통한 연기자 섭외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자신들과 같이 아직 경력이 적은 신인 배우들의 경우 '웹드라마'는 배우로서 연기를 경험할 수 있는 정말 감사한 기회라고 소개했다. 이유민 역의 손재원 배우는 연기를 공부할 때는 주로 유명 극의 주연을 가정하고 준비하는 경우들이 많지만, 실제 제작 현장에서 신인 배우들의 경우 단역이나 조연부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가야 하는 것이 현실인데 오히려 이 준비가 안 되어 현실과 이상의 이격이 생기는 문제도 있고 실력을 다질 기회가 적은데 웹드라마는 그 중간 위치에서 이들을 위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앞서 살펴보았듯 제작 현장은 기성의 드라마 등과 비교해 열악한 것이 사실일 것이기에 감독과 배우 이들에게 힘든 데 이 마이크로한 스튜디오 현장에 뛰어드는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우문'이었다.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 디오니소스 축제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 연극. 무대에 대한 갈증, 관객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연기하며 감동을 나누고자 하는 열망은 '이유'라기보다는 '본능'이 아니겠냐는 것이 김지완 대표와 윤희선, 손재원 배우의 공통된 답변이자 재질문이었다. 스스로에게 열정 페이를 부여하며, 작품만 보고 달려가는 이 창작자들, 청년들에게 'Why'를 물어보았던 것이 다소 머쓱했었음을 구독자분들께 고백 드린다. 그래서 보다 지속가능한 K 콘텐츠의 선순환 생태계를 위해 이들에게 육성과 지원이라는 고려가 필요함을 거듭 실감하게 된 의미 있는 자리였다.
지난 여름, 인천 곳곳을 누비며 자신들의 창작물에 애정을 담아 이제 막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며 떨리는 표정을 숨지지 못하는 이 청년제작자들과의 진솔한 인터뷰, K 콘텐츠의 일등 공신 '웹드라마' 제작 생태계의 깊은 이야기는 곧 업로드될 유튜브로 꼭 확인하시길 바라며 이번 만남은 다음 한 줄 서평으로 정리해본다.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 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 보석 같은 콘텐츠와 인물까지 찾아 참 구독을 추천 드리는 《희대의 NOW 구독중》 한 줄 서평.
"K 콘텐츠는 우리 청년창작자들의 피, 땀, 눈물로 이뤄진 결과!"
1인 미디어 생태계 곳곳을 누비는 《희대의 NOW 구독중》. 다음은 또 어떤 채널, 어떤 인물들과 만날지 기다려 주시기 바란다.
이희대 광운대 OTT미디어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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