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구색’ 갖춘 인요한 혁신위, 쓴소리할 인사는 ‘글쎄’
국민의힘이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포함한 총 13명의 혁신위원 인선을 26일 마무리했다. 과반인 7명이 여성이고 2000년생 대학생까지 포함해 국민의힘은 혁신 구색을 갖춘 것으로 자평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당 주류인 친윤석열(친윤)계에 맞서 쓴소리할 인사는 없어 혁신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인 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제가) 완전히 전권을 가지고 위원회에 대해서 제가 원한 대로, 3일 동안 잠을 설쳐가며 어렵게 (구성)했다”며 “여성, 청년, 당하고 관계없는 외부인사를 많이 배려했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여성이 7명으로 과반이며, MZ세대(80년생부터 2010년생까지) 청년층이 6명 포함됐다. 이 중 박우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은 2000년생이다.
송희 전 대구MBC 앵커(1991년생), 이소희 세종시의원(1986년생), 최안나 세종대 교수(1985년생),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임상조교수(1983년생), 정선화 전북 전주시병 당협위원장(1981년생)도 젊은 축에 속한다.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이젬마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 등의 원외 인사도 이름을 올렸다.
전·현직 의원은 3명으로 오신환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과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 재선의 박성중 의원(서울 서초을)이 포함됐다. 유일한 현역인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를 지낸 친윤계 인사다.
당에 쓴소리를 할 비윤(석열)계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전날 “김기현 대표 시간벌기용 허수아비 혁신위원 같은 것은 전혀 할 생각이 없다”며 혁신위 불참 사유를 밝힌 데 이어 윤희숙 전 의원도 혁신위 참여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신환 위원장은 당내에서 오세훈계로 분류되지만 총선 공천 문제가 걸려 있어 쓴소리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호남 출신인 김경진 위원장은 검사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캠프 상임공보특보단장을 지냈다. 대부분의 원외 인사들은 정치 활동 이력이 없어 쇄신 목소리를 내며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유일한 현역 의원이 친윤계라는 점도 혁신 기대감을 낮추는 대목이다. 위원장 보좌 겸 당 지도부와의 가교로서 혁신안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데 박 의원이 당 주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여당 간사로 활동하며 공영방송 편파성을 주장하고 당 비판 등 언론 보도에 걸핏하면 “가짜뉴스”라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정해용 전 부시장, 정선화 위원장은 과거 남아도는 쌀 문제 관련 ‘밥 한 공기 다 비우기’와 ‘가뭄 지역에 물 보내기’를 제안해 논란이 된 국민의힘 민생119 위원을 지낸 바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분들을 보고 국민들이 혁신을 떠올릴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한 당내 인사는 “이 정부와 코드를 맞추려는 게 보이는 분들”이라며 혁신위 인선을 비판했다. 반면 또다른 의원은 “차선책이지만 천하람, 윤희숙이 거절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꾸렸을 것”이라며 “(혁신위에 대한) 외부 시각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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