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파고든 AI…네카오·구글·LG 어떻게 하고 있나 봤더니 [ABCD포럼]
"AI 가치창출 포착 중요…옥석 가려 투자할 좋은 기회"
한경닷컴이 2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개최한 '2023 한경 디지털 ABCD포럼'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AI 대전환의 시대…실생활에 들어온 인공지능' 주제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이번 포럼은 최근 급부상한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을 반영한 듯 행사장에만 200명 넘는 인파가 몰렸다.
국내 AI 기술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꼽히는 기업과 전문가들이 이날 강연자로 나서 실제 기업에 적용된 최신 AI 서비스 사례와 특색들을 대거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AI 가치창출 포착 중요…옥석 가려 투자할 좋은 기회"
기조연설을 맡은 조성준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특히 기업간 거래(B2B) 비즈니스 과정에서 AI 기술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국내 데이터마이닝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대전환의 시대 실생활에 들어온 AI' 주제로 발표한 그는 "기업 간 거래(B2B) 마켓 센싱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대기업 부품사가 파악해야 정보는 평균 250개사, 5만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으로 방대하다"며 "통상 분석 작업에만 3개월 걸리는데 AI 기술을 활용하면 3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어의 수요예측 등 기업 활동에 필수적이고 중요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AI 만큼 효율적인 게 없다는 것이. 원하는 분야의 정보를 비교적 정확하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는 "AI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기간 S사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예측해 본 결과 실제와 거의 같은 흐름을 보였다. 평균 오차는 불과 2.91% 수준으로, 인간 애널리스 허용 오차 5%내외보다 훨씬 더 정확한 예측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비즈니스 과정에서 제품 기획, 설계,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 따라 AI 적용이 가능하다. 업무에 대한 본질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AI 구축과 적용하는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임직원 교육 역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나승두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AI 관련 유망 섹터 및 종목 분석'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AI 시장 성장과 투자의 간극이 나타나는 현 시점에서 AI 업체들의 옥석을 가려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놨다.
나 연구위원은 "단순히 산업이 우상향한다 수준을 넘어 성장률의 기울기가 가파른 게 핵심”이라며 “다만 AI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더라도 2022년부터 고금리 기조가 지속돼 적극적 투자 심리는 내년 하반기에나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1년과 비교하면 AI 스타트업이 추가 자금조달할 때 당초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최근 눈높이를 낮춰 기업공개(IPO) 하는 등 당분간 AI 투자 유치는 보수적이 될 것이다. 스타트업들의 고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는 "상장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특징 중 하나는 세분화된 자기 분야에서 1등 기술을 보유했지만 시장이 너무 쪼개져 있다 보니 1등 기업이라 해도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거나 저평가된 경우도 많다”면서 “지금처럼 증시가 조정 받는 시기에는 새롭게 등장(상장)하는 기업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삶 속에 스며든 AI 기술…네카오·구글·LG 최신 사례는
기업 사례 발표에서는 카카오와 네이버, LG, 구글 등 국내외 AI 산업을 이끌고 있는 정보기술(IT) 대표 기업 전문가들이 나서 서비스에서 AI 적용 사례들을 소개했다.
김재인 카카오브레인 부사장은 '카카오브레인의 생성형AI 서비스 및 사용사례'를 소개했다. 카카오브레인은 지난 7월 초거대 AI 생성 서비스 '칼로 2.0'을 공개하고 서비스 중이다. '칼로 2.0'은 지난해 12월 선보인 '칼로 1.0' 최신판으로 3억장 규모의 텍스트·이미지 데이터세트(Data Set)를 학습했다. 복잡한 명령어를 입력해도 이를 명확히 이해하고 그려낼 수 있다. 해상도는 최대 2048x2048을 지원한다.
김 부사장은 "현재는 2030세대 중심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으나, 점차 연령층은 고령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칼로의 경우 최근 기술 난이도를 높여 디테일을 살린 이미지 결과물이 도출되도록 성능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의 칼로는 한국적인 이미지 측면에서 잘 구현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김경전 구글클라우드 커스터머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구글의 생성형AI 서비스 및 사용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구글은 지난 3월 생성형 인공지능 챗봇 '바드(Bard)'를 선보였다. 바드는 대형 언어모델 '람다(LaMDA)' 기반으로 개발됐다.
구글은 최근 잇따라 생성형 AI 서비스 도구를 출시하고 있다. 최근 기업용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위해 생성형 AI 기반 보조도구인 '듀엣AI'를 내놨다. 이메일 요약, 엑셀 데이터 분석 등 마이크로소프트365 코파일럿과 동일한 기능을 제공한다. 지난 6월엔 머신러닝 플랫폼 ‘버텍스AI(Vertex AI)’ 정식 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버텍스 AI'는 기업들이 각자의 앱과 서비스를 위한 기업 데이터로 맞출 수 있도록 여러 다양한 언어모델을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김 매니저는 "이같은 AI 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챗봇이나 가상 지원 서비스 등을 손쉽게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네이버 서치US 기술총괄은 '네이버의 생성형AI 서비스 및 사용사례'를 공개했다. 김 총괄은 "지난해 초까지 생성형 AI는 서비스라기보다 기술에 가까웠는데, 최근 성능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큐:는 다른 거대언어모델(LLM)과 달라 학습된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네이버 검색 결과를 반영하고 이를 실제 사용자 경험과 연결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생성형 AI의 단점으로 꼽히는 신뢰성 문제를 최소화했다.
김 총괄은 "큐는 검색에 기반한 답변을 생성해주는데 사람처럼 질문 배경을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파악한 다음 검색 계획을 수립해 답변을 제공한다. 검색 결과를 기반한 답변으로 신뢰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내 지식백과, 뉴스, 지식인, 블로그 등 다양한 서비스에 기반한 정보를 추출해 신뢰성 높은 답변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큐:는 여러단계의 추론을 통해 검색을 스스로 계획하는 기술을 통해 그럴듯한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환각현상(hallucination)을 최소화했다"며 "내부적으로 72%가량 환각현상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LG의 생성형AI 서비스 및 사용사례'에 대해선 권좌근 LG AI연구원 AI 비즈니스 팀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LG AI 연구원은 지난 7월 초거대 AI '엑사원(EXAONE) 2.0'을 공개한 바 있다. 2021년 12월 선보인 초거대 AI 모델의 향상된 버전이다.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학습·판단할 수 있는 AI로, 특허와 논문 등 약 4500만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했다.
실제로 최근 LG생활건강은 멀티모달 AI 플랫폼 '엑사원 아틀리에'를 통해 화장품 '숨37' 패키지 디자인을 제작한 바 있다. 권 팀장은 "생성형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최근에는 작은 크기의 경량화 버전과 큰 모델로 성능 향상에 초점 맞는 모델이 같이 출시되고 있다"며 "AI 생터계가 급성장하는 만큼, 향후 미디어나 다른 광고, 콘텐츠 시장에도 많이 적용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 세무, 의료 보조 등등 다양한 사업적 영역에서 AI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 비즈니스 상황에 맞는 사업을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LG 이미지 기술은 딥마인드나 메타, 오픈AI보다 앞서서 착수했다"며 "외부에 노출이 안 되다 보니까 잘 모르시겠지만 LG 계열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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