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올린 與 '인요한 혁신위'…여성·청년·전문가 중점 배치
'통합' 키워드 강조 속 비윤계 화합 추진·공천개혁 다룰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김치연 기자 = 정당사상 처음으로 '푸른 눈의 귀화인'이 혁신기구 수장을 맡은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26일 위원 구성을 마치고 27일부터 두 달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이날 공개한 혁신위원 12명은 당 지도부와 협의 없이 직접 인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워드는 '여성'과 '청년', '수도권', '외부 전문가'로 요약된다.
당 안팎에서는 인요한 혁신위 성패는 비윤(비윤석열)계와의 화합을 이뤄낼지와 가장 민감한 '공천 개혁'까지 의제로 올려 유의미한 성과를 끌어낼지에 달렸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여성 7명에 2000년대생 등 20∼40대 8명…당 밖 인사가 '과반'
혁신위원단 구성에서 여성이 12명 중 7명으로 과반인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정선화 전북 전주병 당협위원장(동국대 WISE캠퍼스 보건의료정보학과 겸임교수), 이소희 세종시의회 의원(변호사), 이젬마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임상조교수, 최안나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송희 전 대구 MBC 앵커 등 여성 7명이 혁신위에 포진했다.
또 다른 키워드는 청년으로,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20∼40대 위원들이 8명이나 포함됐다. 연령대별로는 20대 1명, 30대 3명, 40대 4명, 50대 3명, 60대 1명이다.
최연소는 2000년생(23세)으로 현재 대학생인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이다.
지역별로는 국민의힘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수도권' 인사들이 비중 있게 포함됐다.
서울 서초을에서 재선을 지냈고 작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박성중 의원이 현역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혁신위원에 선정됐고, 서울에서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경진 전 의원,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인 오신환 전 의원도 위원을 맡았다.
이외 호남권에서 정선화 전북 전주시병 당협위원장, 충청권에서 이소희 세종시의원, 영남권에서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합류했다.
위원 12명 중 당적이 있는 당내 인사가 6명이고, 나머지 외부 인사 6명 중 5명은 학계, 문화계, 스타트업 출신의 외부 전문가들인 점도 눈에 띈다. 이들은 대학교수, 대형병원 의사, 언론인 출신 등으로 5명 모두 여성이다.
결과적으로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은 인선에 포함되지 않았다.
인 위원장은 당초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에 '쓴소리'를 해온 윤희숙 전 의원에 혁신위 합류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 현역' 박성중엔 지도부 일부 문제 제기…김기현 설득에 원안 의결
이날 최고위원회의 의결에 앞서 열린 사전 회의에서는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박성중 의원에 대해 일부 최고위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현역 의원 가운데서는 전략기획부총장이 당과 혁신위 '가교 역할'을 위해 합류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으나, 현재 당직이 없고 '텃밭' 서울 서초을에서 재선을 한 박 의원이 포함된 것이 외부에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다만 김기현 대표가 "인 위원장 결정을 존중하고 믿고 맡기자"는 취지로 설득하면서 당초 원안대로 의결됐다고 한다.
이번 혁신위 인선을 두고 당내에서는 기대감이 감돌지만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있다.
지도부의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도부와 논의 없이 인 위원장이 직접 인선을 했는데, 명단을 받아 보니 누군지 모르는 생소한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국민의힘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는 지역·성별·연령대 인사들과 당 외부 인사들로 위원들이 꾸려진 데 대해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수도권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구색을 갖추려 노력한 티는 나지만, 당내에서 지도부에 불편한 이야기를 했던 인사들은 일부러 배제한 것 아닌가 싶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른 비영남권 의원은 통화에서 "사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천 개혁·비윤계 화합 등 관건 전망
연말까지 2개월을 활동 기한으로 정한 '인요한 혁신위'는 '통합'을 강조하며, 첫 공식 일정으로 광주 5·18 묘역 방문을 예고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계획도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가 '공천 룰'을 의제에 올릴지가 최대 관심사다.
당내에선 혁신위가 내년 공천 총선 방향을 정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된 바 있다. 당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3선 이상 영남권 의원들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유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러나 혁신위가 공천 방향 설정에 손대면 내홍이 심화할 수밖에 없고, 최고위원회가 혁신위 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더 큰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이 '공천에 손 안 댈 것인가'라고 묻자 "아니다. 기초를 다진다고 했다"며 공천 개혁을 의제로 다룰 가능성을 열어줬다.
이밖에 인 위원장이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만큼,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반윤 또는 비윤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포용하는 데 혁신위가 역할을 할 지도 관심거리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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