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하지 않고 사회적인 고양이…'276가지 표정'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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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고양이는 근처에 있는 주황색 얼룩무늬 고양이를 조용히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뜨며 귀를 납작하게 펴고 입술을 핥는다.
이번 연구에선 우호감, 적대감 등 모든 감정을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고양이의 얼굴 표정이 276가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주도한 플로키비츠 연구원은 "고양이의 가까운 친척인 아프리카 살쾡이는 사납고 고독한 동물이지만 일부 고양이종은 애완용으로 길러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친근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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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고양이는 근처에 있는 주황색 얼룩무늬 고양이를 조용히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뜨며 귀를 납작하게 펴고 입술을 핥는다. 얼룩무늬 고양이는 주름진 코와 함께 뒤를 돌아보며 수염을 뒤로 당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싸움이 벌어질 것이란 신호를 읽을 수 있다.
과학자들이 고양이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표정 변화를 확인했다. 고양이는 ‘고독하고 차가운 동물’이란 느낌이 강하지만 사실은 어떤 동물보다 풍부한 사회적 교감을 나누는 동물이란 분석이다.
26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브리트니 플로키비츠 미국 라이온칼리지 연구원 연구팀이 18일 국제학술지 ‘행동과정’에 발표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조명했다.
이번 연구에선 우호감, 적대감 등 모든 감정을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고양이의 얼굴 표정이 276가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니엘 밀스 미국 링컨대 수의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고양이를 대체로 비사회적 동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는 이러한 통념이 사실이 아니란 것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는 종종 사람들의 집이나 거리에서 동료 고양이들과 우정을 쌓는다. 때로는 수천 마리의 야생 고양이들이 사회적 소통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연구팀은 대규모 고양이 집단이 서로 어떻게 소통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연구의 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간의 연구가 주로 고양이의 공격성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던 점도 이번 연구에 착수한 계기 중 하나로 꼽았다.
연구팀은 고양이 카페에서 다른 고양이를 향한 고양이의 표정을 194분 동안 녹화했다. 이 영상에 담긴 호흡, 씹기, 하품 등 모든 고양이의 안면근육 움직임을 수집했다. 이렇게 수집한 자료를 입술 벌어짐, 턱 떨림, 동공 확장 또는 축소, 눈 깜박임 및 반 깜박임, 입술 모서리 당김, 코 핥기, 수염 내밀거나 오므리기, 귀 움직임 등 얼굴 움직임을 26가지로 분류하고 조합을 통해 총 276가지의 독특한 표정을 발견했다. 침팬지가 가진 표정 357가지와 비슷한 수준의 풍부한 표정이 발견됐다는 설명이다.
276가지 표정 가운데 45%가 우호적인 감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37%는 공격적인 감정에 따른 표정으로 나타났다. 18%는 모호한 감정의 표정이었다. 친근함을 표할 때 귀와 수염을 다른 고양이 쪽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우호적인 상호작용 중에는 귀와 수염이 반대 방향을 향했다. 다른 고양이에게 경쟁심을 느낄 때는 눈동자가 수축되고 입술을 핥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플로키비츠 연구원은 “고양이의 가까운 친척인 아프리카 살쾡이는 사납고 고독한 동물이지만 일부 고양이종은 애완용으로 길러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친근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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