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치킨, 그레츠키 기록 갈아치운다
알렉산드르 오베치킨(38)이 살아났다.
‘살아있는 아이스하키 전설’ 오베치킨이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포효하자 워싱턴 캐피털스 팬들이 환호했다.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쉰 것이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2023-2024 시즌 개막 이후 침묵을 지켜왔던 오베치킨의 스틱이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이 4경기를 치를 때까지 오베치킨의 골 기록란에 숫자 ‘0′이 표시돼 있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낯선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베치킨은 25일 토론토 메이플립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득점을 올린 데 이어 26일 뉴저지 데블스를 상대로 3쿼터 1분 35초를 남기고 골을 터뜨려 팀의 6대4 승리를 이끌었다.
워싱턴은 리그 초반 극심한 부진을 이어가며 2승1무3패로 지구 7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오베치킨의 얼어붙었던 골 감각이 살아나면서 팀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오베치킨은 ‘NHL 전설’ 웨인 그레츠키(62·1999년 은퇴)의 리그 최다골(894골)에 도전하는 ‘러시아산 폭격기’이다. 그는 뉴저지를 상대로 824번째 골을 터뜨리며 캐나다 출신 그레츠키 기록에 70골 차로 추격하고 있다.
앞서 오베치킨은 토론토 메이플립스와의 경기서 시즌 첫 골이자 통산 823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파워 플레이(페널티 퇴장으로 양 팀 선수의 수적 균형이 무너진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역사적인 골이었다. 이번 골은 그의 300번째 파워 플레이 골이었다. 오베치킨은 이미 파워 플레이 골 부문에서 NHL 기록 보유자이다. 최다골 경신에 도전 중인 그는 NHL 역사상 300개의 파워플레이 골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로도 등극했다.
러시아 출신 오베치킨에겐 뿌리 깊은 슬라브족의 자부심을 보인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합병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거의 10년 동안 지속된 조국의 전쟁 기간 모든 복잡한 상황에도 NHL에서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아이스하키광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특별한 우정,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확실한 반대 표명을 하지 않아 NHL 선수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빙판에서 묵묵히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오베치킨은 23년의 프로 경력 동안 하나의 러시아 팀(디나모 모스크바)과 하나의 미국 팀(워싱턴 케피털스)에서만 활약해왔다.
오베치킨은 그는 “저는 평생 두 팀에서만 뛰었고, NHL이 없었다면 아마도 평생 디나모에 머물렀을 것이다”고 했다.
NHL 다른 팀 이적 없이 워싱턴에만 머무는 이유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밝혔다.
그는 “워싱턴에 왔을 때 도시나 팀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었지만 팀멤버들은 나를 팀원으로, 국가(러시아)를 대표한 선수로 환영했고, 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줬기 때문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팀을 바꾼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선수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쉽게 이적 하지만 내겐 워싱턴팀이 머물고 싶은 집처럼 여겨져 다른 유니폼을 입은 제 모습은 상상도 못 할 것 같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李 1심 생중계 안해
- 교체 대상 추리나… 韓총리 “장관들 어떻게 일하는지 尹대통령과 대화 중”
- 거짓말 반복·방송 발언 땐 더 센 처벌… 고의 없으면 무죄
- 보수 거물 된 ‘MAGA 왕자’… 이방카 대신한 둘째 며느리
- [팔면봉] 韓 총리, 改閣 앞두고 “현 장관들 어떻게 일하는지 대통령과 대화.” 외
- “저출생發 인력 부족 대책 시급… 정부, 과감한 中企지원 기대”
- 중소기업 19개 단체 ‘일·가정 양립委’ 출범
- “중기 출산·육아 부담, 정부가 확실히 지원”
- ‘마법의 노란가루’ 200g, 나무가 흡수 ‘1년치 탄소’ 없애
- 나무로 만든 1㎏ 위성 우주정거장 무사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