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6일 아들 살해 유기한 20대, 입장 번복해 혐의 모두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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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혼자 키울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생후 36일 된 아기를 살해한 뒤 풀숲에 버린 20대 친모가 두 번째 재판에서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26일 수원지법 형사14부(고권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의 살인 및 시체유기 사건 두 번째 공판에서 A씨 변호인은 "기존에 살해죄가 아닌 영아살해죄가 적용되어야 한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그 부분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것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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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4년 전 혼자 키울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생후 36일 된 아기를 살해한 뒤 풀숲에 버린 20대 친모가 두 번째 재판에서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26일 수원지법 형사14부(고권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의 살인 및 시체유기 사건 두 번째 공판에서 A씨 변호인은 "기존에 살해죄가 아닌 영아살해죄가 적용되어야 한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그 부분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것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아살해를 주장했다가 인정되지 않으면 양형에 있어 부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달 첫 공판에서 변호인과 A씨는 살인죄보다 법정형이 가벼운 영아살해죄 적용을 주장했으며, 시체유기 혐의에 대해서도 "시체를 살해 장소에 그대로 뒀으므로 유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A씨를 긴급체포하고 수사한 경찰관에 대한 변호인 측 증인신문도 진행됐다.
변호인은 A씨가 행정복지센터 직원에게 "경찰에 가겠다"며 자수 의사를 밝혔음에도 경찰이 피고인 주거지로 가서 무리하게 긴급체포한 것은 아닌지를 추궁했다.
변호인은 증인으로 나온 경찰관에게 "피의자의 자수 의사를 확인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긴급체포한 것은 영장 없이 압수 수색을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냐"고 질문했고, 경찰관은 "압수수색만을 염두에 둔 긴급체포가 아니었다. 증거인멸 우려 등 요건에 충족해서 체포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A씨가 행정복지센터 직원에게 '아기가 죽어서 야산에 묻었다는 걸 경찰에 가서 말하겠다'고 한 것으로 들었다"며 "피고인 주거지로 가 이야기를 듣다 보니 혐의사실이 인정됐고 여건에도 맞아서 체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측은 A씨가 행정복지센터 직원에게 한 말은 자수가 아니라는 점을 피력했다.
검찰은 반대신문에서 경찰관에게 "피고인이 행정복지센터 직원에게 '아이를 출산해 살해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느냐"고 물었고, 경찰관은 "당시에 살해했다는 이야기는 없었다"고 답했다.
또 "피고인이 경찰에서 처음 조사받을 때부터 살해했다는 것을 사실대로 진술했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진술하지 않고 두세번 진술이 바뀌었다"고 답했다.
미혼모인 A씨는 2019년 4월 30일 대전의 한 병원에서 남자아기를 출산하고, 한 달여 뒤인 6월 5일에 퇴원해 주거지 인근 하천 변에서 아기를 5∼10분간 꽉 끌어안는 수법으로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아기가 선천성 질병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게 되자 혼자 키울 자신이 없고, 입양을 보내려면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범행은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는 되지 않은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전수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고, '대전 영아 사망 사건'으로 불린 바 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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