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건재 과시 … 보란듯 육해공서 핵미사일 훈련

핵실험금지조약 비준 철회

러시아가 최근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참관하에 대규모 핵 보복공격 훈련을 시행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훈련은 러시아 하원에 이어 상원도 핵실험을 금지하는 국제조약인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직후 시행됐다.

푸틴 대통령이 영상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이번 훈련에서는 지상, 해상, 공중에서 실제 미사일 시험 발사가 이뤄졌다. 캄차카 내 쿠라 훈련장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는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바렌츠해에서는 핵 추진 전략 잠수함 '툴라'에서 시네바 탄도미사일이 각각 발사됐다. 장거리 전략 폭격기 투폴레프(Tu)-95MS는 공중에서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러한 훈련 모습은 러시아 국영 방송 '로시야24' 채널에서 방송됐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훈련 목적에 대해 "전략적 공격 부대를 활용해 적의 핵 공격에 대규모 핵 타격으로 대응하는 훈련"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매년 가을 비슷한 훈련을 진행하지만, 이번 훈련 직후 국방장관이 이례적으로 날 선 발언을 내놓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 간에 핵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러시아는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CTBT 비준을 철회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날 상원을 통과한 비준 철회 법안은 이제 푸틴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문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