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umer News] 줄줄이 가격 상승? 우유·맥주까지 다 올랐다
원유(原乳) 가격 상승으로 우유, 아이스크림에 이어 생크림 가격까지 오르는 등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설탕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는 만큼 과자와 빵 가격마저 줄줄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 맥주 가격까지 인상돼 소비자 부담이 전방위적으로 가중되는 상황이다.
흰 우유 가격 인상은 이달 1일부터 본격화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이달 1일부터 흰 우유 제품인 ‘나 100% 우유’(1ℓ)의 출고가를 대형할인점 기준으로 3% 올렸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판매가도 2,900원대로 3,000원에 가까워졌다. 편의점 가격은 3,050원에서 3,200원으로 4.9% 올랐다. 매일유업도 우유 가격을 4~6% 올렸다. 가공유 제품 가격은 5~6%, 발효유와 치즈 제품 가격은 6~9% 인상했다. 남양유업은 흰 우유 제품 ‘맛있는우유GT’(900㎖) 출고가를 4.6% 올리고 다른 유제품 출고가도 평균 7% 상향 조정했다. 유업계가 일제히 제품 가격을 올린 건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다.
앞서 낙농진흥회는 지난 8월 음용유용 원유 기본가격을 지난해 대비 88원(8.8%) 오른 1,084원으로 결정했다. 당시 우유 가격이 인상되면 향후 우유를 재료로 쓰는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촉발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실제 지난해에도 원윳값 인상 여파로 유업체들이 우유 제품가를 약 10% 올리면서 빵 가격은 6%대, 아이스크림 가격은 20%대 올랐다.
이러한 우려는 벌써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매일유업은 이달 생크림 제품 출고가를 5∼9% 인상하기로 했다. 이달 6일부터 대형마트, 할인점 등에서 가격을 조정했고 기업간거래(B2B)에서도 인상 가격을 적용할 예정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남양유업 등 다른 업체들도 생크림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생크림은 케이크나 빵, 커피, 과자 등을 만드는 데 많이 쓰이는 품목이다. 따라서 생크림 가격이 오르면 제과나 제빵, 커피 관련 업종의 원재료비가 오르고 결과적으로 소비자 판매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나, 이미 원재료뿐 아니라 인건비와 에너지 사용료, 물류비 등이 전반적으로 올라 제반 비용의 연쇄 인상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게 유업체들의 설명이다.
글로벌 설탕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162.7로 전월보다 9.8% 증가했다. 가격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 세계 설탕 가격지수는 올해 5월 157.2를 기록한 뒤 7월까지 하락세를 보였으나 8월과 9월 두 달 연속 상승하며 2010년 11월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설탕 가격 상승은 엘니뇨 기상 현상에 따른 가뭄으로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태국과 인도 등의 사탕수수 생산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설탕을 원료로 쓰는 과자나 빵, 음료 등의 가격이 순차적으로 인상되는 ‘슈거플레이션’도 다가오는 분위기다.
더불어 지난 11일부터는 맥주 가격도 올랐다. 오비맥주가 카스 500㎖ 캔 제품을 제외한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6.9% 올리면서다. 오비맥주의 국산 맥주 제품 가격 인상은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오비맥주는 원재료값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트, 편의점 등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 캔 제품 가격은 종전 가격을 유지한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다른 주류업체들은 당장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료비와 물류비 등 가격 인상 요인이 분명한 만큼 추후 가격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특히 지난 4월 소주 원료인 주정(에탄올) 값이 평균 9.8% 올랐으나 참이슬, 처음처럼 등 소주 가격은 동결돼 업계의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글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사진 매경DB, 오비맥주]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2호(23.10.3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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