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34인의 경고 "초불확실성 시대 … 수출에만 기대선 안돼"
내년 한국경제 핵심 키워드
물가·가계부채·반도체 업황
"수출 회복세지만 살얼음판
내수시장 활성화 나서야"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경제추격연구소 이사장)와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경제추격연구소 부소장)를 비롯한 경제 전문가 34명이 내년 한국 경제의 키워드로 '무(無)노멀'을 제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뉴노멀(새로운 표준) 시대를 여러 번 경험하면서 이른바 무노멀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26일 열린 '2024 한국 경제 대전망' 출간 간담회에서 "한국 경제 수출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정부가 군불이라도 때야 하지만, 세수 결손과 긴축기조 정책 운용으로 경기가 침체됐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뉴노멀이 반복됐는데, 이런 뉴노멀이 계속되면 무노멀"이라고 밝혔다. 이는 초불확실성이 심화된 시대로, 코로나19 경제위기가 지나고 나서도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인식을 담았다. 그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겨울이 끝나고 경제 전반에 따뜻한 봄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며 현재 상황을 '춘래불사춘'으로 비유했다.
전문가들은 무노멀 시대에 정부 정책을 강조하는 등 경제 활성화 대책을 언급했다. 류 교수는 "경제 정책이 수출 회복에만 기대면 안 되고 내수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며 "자산시장도 시장 회복에 의존하기보다 거시건전성을 손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한국 경제 발전의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선정했다. 주요 과제로 물가를 2%대로 안정시키는 것을 꼽았다. 또한 미국과의 금리 차이 긴장관계를 해소하고, 시한폭탄 같은 가계부채 관리도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정부의 세수 결손과 건전 재정을 강조하는 긴축 기조의 정책 운용이 경기 침체를 불러와 더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류 교수는 올해 1, 2분기 정부 성장 기여도가 각각 -0.3%포인트, -0.5%포인트 등으로 같은 기간 민간 증가 부문(0.6%포인트, 1.1%포인트)에 비해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통화금융정책의 정책 유효성이 현저히 약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완전한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확장적 재정 정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미국 경제 추격 속도가 대폭 하락해 미국을 추월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교수는 '추격지수로 본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 발표를 통해 중국 경제 성장 둔화의 변곡점은 2021년 '차이나 피크'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와 경제추격연구소 분석 결과 미국 대비 중국 경제 크기는 코로나19 대응에 선방하며 2021년 76.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2022년(70.2%), 2023년(65.7%) 경기 회복 부진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이 교수는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는 추세선이 꺾여 추월이 불가능하거나 2060년 들어서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나라와 달리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이뤄지지 않고 확대된 가계부채로 인한 경기 침체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동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한은이)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이유가 내렸다가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 가계부채가 진정세를 보인다면 (금리를) 더 인상하는 것도 실물경제 상황 때문에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2024 한국 경제 대전망'은 국내를 대표하는 경제 전문가 34명이 지난해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의 흐름을 돌아보고 거시적·미시적 분석을 통해 내년 트렌드를 전망한 책이다. 이 교수와 류 교수를 중심으로 한 50여 명의 경제 전문가 네트워크인 경제추격연구소가 중심이 돼 펴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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