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노란봉투법·방송3법 입법절차 적법” 판단에…與 “기울어진 운동장 재확인”

野 “입법절차에 조금의 위법성 없다는 것 확인”
與 “헌재 결정대로라면 위헌인 법도 민주당 무조건 부의 가능”

헌법재판소가 26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의 입법절차가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민주당은 “헌재의 현명한 결정을 존중한다”며 환영했고, 국민의힘을 향해 입법절차에 동참해달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했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2023.10.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국회의장을 상대로 제기한 2건의 권한쟁의심판 사건 선고기일을 열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를 상대로 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법안이다. 방송3법은 공영방송에 대한 정치권의 영향력을 줄이는 목적으로 KBS·MBC·EBS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던 두 법안을 직회부 절차를 통해 본회의에 부의했다. 국회법상 법안이 법사위에 회부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이유 없이 처리되지 않으면 소관 상임위원회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 부의를 요구할 수 있다. 민주당은 소관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헌재의 판단이 나오자 더불어민주당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한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의 입법절차에 조금의 위법성도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힘쓰겠다”며 “국민의힘도 겸허한 자세로 법안 처리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하고 변론에도 출석한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헌재 결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헌법재판소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결정”이라며 “방송3법은 안건조정위원회도 패스하고 제대로 심사하지 못한 법안”이라고 했다.

이어 “헌재의 결정대로라면 위헌적인 법이든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제대로 심사도 안 한 법이든 60일이 지나면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무조건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헌재 판결로 입법절차에 대한 문제가 해결된 만큼 다음 달 9일에 열리는 본회의에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표결을 강행할 전망이다. 임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청구가 기각된다면 절차대로 (두 법이) 오는 9일 본회의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