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동생과 세 자매, 그렇게 가족이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커튼콜]

‘바닷마을 다이어리’. 사진ㅣ라이브러리컴퍼니

<공연리뷰> 이복동생과 세 자매, 그렇게 가족이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 이 기사에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15년 전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 가족을 버리고 지방으로 떠난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들은 세 자매는 장례식장에서 이복동생을 처음 만난다.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마저 떠나보내고 홀로 남겨진 막내동생에게 함께 살지 않겠냐고 묻고, 그렇게 세 자매와 이복동생은 네 자매가 된다.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세 자매 사치, 요시노, 치카가 이복동생인 스즈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리며 가족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그려낸 작품이다. ‘바나나 피시’의 작가 요시다 아카미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대중에게는 일본 영화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동명 영화(2015)로 더욱 잘 알려져있다.

소재는 전형적인 ‘막장’ 드라마 속 그것이지만,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인물들을 자극적으로 그려내기 보다는 인물들이 가족이 되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리는데 집중한다.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지만 상처받아야만 했더 네 딸은 서로에게 “누구의 탓도 아니야”라고 말하며 서로를 위로한다.

연극은 원작의 커다란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간다. 무대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제한적인 장치만으로 원작의 따스함을 재현해낸다. 서정적 배경이 되는 바닷가 마을의 풍경은 음향으로, 인물 간 복잡한 감정은 독백으로 풀어낸다.

여기에 무대 위에 실제 나무를 심어 입체적 효과를 주며 몰입도를 높이고, 상하로 움직이는 리프트를 활용한 장면 전환으로 역동성을 극대화한다.

박하선, 임수향 등 모든 배우들이 자연스러운 연기로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사치를 연기한 박하선은 단정한 옷차림과 차분한 말투, 무표정한 얼굴로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사치 역에 한혜진 박하선, 요시노 역에 임수향 서예화, 치카 역에 강해진 류이재, 스즈 역에 설가은, 유나 등이 출연한다. 오는 11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