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5조합 시공사에 배상액 더 커져

서초 방배동 재건축 최대 단지
시공사 계약해지로 6년째 송사
대법원 판결로 입주자부담 늘어

최근 정비사업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잦아진 가운데 서울 방배5구역 재건축사업조합이 시공 계약을 취소당한 건설사에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 민사3부는 3개 건설사가 방배5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대상으로 제기한 2077억원 규모 시공자지위확인소송 상고심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2심에서 제기한 손해배상액 50억원이 적법하지 않다고 보고 조합이 시공사에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를 기각했다.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으로 돌아가 향후 1~2년간 손해배상액을 다시 산정할 전망이다.

방배5구역 조합은 2014년 6월 건설사 3곳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당시 방배동 일대 단독주택 1203가구를 44개동 2557가구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사업은 총공사비가 약 1조2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하지만 조합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보증을 받기 위해 필요한 금리가 비싸다는 이유와 함께 아파트 내 각종 마감재 무상 공급을 시공사들에 요청했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시공사를 3개 건설사에서 현대건설로 변경했다.

이에 기존 시공사들이 소를 제기했고, 2019년 1심에선 조합이 시공사 3곳에 총 41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에선 일반분양 후 발생하는 초과수익에 대해 조합이 시공사와 나눌 이유가 없다고 보고 시공사 3곳에 물어줄 배상금을 50억원으로 축소했다. 이에 시공사들은 2심 판결은 위법하다며 상고했고, 조합도 시공사들을 상대로 32억원 규모 반소를 제기했다.

이번에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이 파기 환송됨에 따라 향후 조합이 시공사 3곳에 물어줄 배상액은 50억원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현재 방배5구역은 아파트 29개동, 3065가구로 지난해 6월 착공했고 현대건설이 지어 단지명이 '디에이치 방배'다.

박일규 법무법인 조운 대표변호사는 "최근 시공사 해지가 빈번해지는 가운데 시공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됐더라도 이행이익 관련 손해배상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판결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