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또 신저가 기록…연이은 경영진 리스크에 주주들은 '부글부글'

CBS노컷뉴스 박초롱·박성완 기자 2023. 10. 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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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연일 신저가…26일 3만7650원 기록
첩첩산중…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로 위태로워
분노한 카카오 주주들…"'국민주' 믿었는데"
연합뉴스


카카오 주가가 26일 또다시 신저가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이날 오전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카카오 법인과 경영진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다. 추후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도 송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초유의 상황이다. 거센 후폭풍에 카카오는 '국민주'에서 '국민 배신주'로 고꾸라졌다.

카카오 26일 또다시 신저가 기록…3만7650원


카카오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3.34% 내린 3만7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만74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또 기록했다. 앞서 카카오는 당국의 시세 조종 의혹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자 지난 19일과 20일, 23일에도 장중 신저가를 경신한 바 있다. 이날 카카오뱅크의 종가는 4.60% 내린 1만9510원으로 2만원 선이 무너졌다.

이날 오전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아울러 이미 구속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비롯해 투자전략실장 A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투자부문장 B씨 등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추후 법원에서 카카오 법인의 유죄가 확정되면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도 위태로워진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의 사회적 신용 요건은 대주주가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한 번씩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한다.

만일 검찰이 카카오 법인을 재판에 넘겨 벌금형 이상 처벌이 확정되면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리게 된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기한 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6개월 안에 대주주 보유 지분 중 10% 초과분을 처분해야 한다.

금감원은 지난 23일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높은 밤샘 조사를 마쳤다.

분노한 카카오 주주들…"국민주 믿었는데"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카카오 주주들은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는 현재 상황에 분노하고 있다. 카카오 주식 100주를 주당 12만원에 매수했던 박모(64)씨는 "주식 방송에서 카카오는 '국민주'라고 해서 여윳돈 일부를 투자했다. 지금 3만원대인데 1/4토막 난 상황이다. 주가를 볼 때마다 속이 쓰리다"라며 카카오 경영진을 비판했다.

주주들의 분노가 더욱 큰 데는 그간 카카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반복돼 왔다는 배경이 있다.  

앞서 2021년 류영준 당시 카카오페이 대표는 일부 임원과 함께 카카오페이 상장 한 달여 만에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 900억원어치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한 바 있다. 이후 주가가 폭락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경영진 먹튀 논란'이 일었다. 1주당 5000원에 스톡옵션을 행사한 류 대표의 매각 차익은 457억원에 달했다.

통상 CEO를 포함한 경영진이 본인 몫의 스톡옵션을 행사해 물량을 팔면, 시장은 '지금이 고점'이라고 받아들이면서 기업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게 된다.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책임지겠다며 사임한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도 스톡옵션 행사로 거액을 챙겼다. 남 전 대표는 주가가 15만 원까지 오를 때까지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94억 원 이상의 거액을 챙겨 회사를 떠났다.

이 외에도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대규모 서비스 장애, 포털 여론 조작 의혹 등 논란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카카오 형제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가뜩이나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실적 부진으로 주가 전망이 좋지 않는데 경영진의 도덕성 리스크가 더해지며 주가가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카카오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한 주주들이다.

일각에서는 연이은 신저가 기록에 주주들의 집단 소송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경영진의 위법으로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면 소송이 가능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향후 경영진 또는 법인 유죄 확정 시) 경영진의 잘못, 위법 사항으로 일반 주주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쳤다면 소송 대상이 충분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경영진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고 사재를 풀어서라도 소액주주들의 억울한 피해를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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