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기자 압수수색한 검찰 “의도된 오보 정황 확인”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26일 경향신문과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의 전·현직 기자 3명의 자택을 압수 수색한 이유에 대해 “두 매체 보도들이 의도하지 않은 단순한 오보(誤報)가 아니라 의도된 오보로 보이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취재 자료를 왜곡해서 허위 보도한 정황이 드러나 관련 증거 등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 수색을 했다”며 “단순하게 오보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만으론 수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 절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 및 멸실 우려가 있어 여러 가지 부분을 고려해 우선적으로 증거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이를 집행했다”고 했다.
이날 압수 수색 대상이 된 전·현직 기자 3명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이 허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보도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를 받고 있다. 이에 ‘해당 기사를 보도한 기자들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나’ ‘기자의 개인 자택을 압수 수색한 이유가 무엇인가’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를 확보할 수도 있었는데 왜 강제 수사에 나선 것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검찰 관계자가 답변한 것이다.
검찰은 뉴스버스가 ‘윤석열 수사 무마’ 의혹을 보도하게 된 과정에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 등과의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와 관련돼 해당 매체 보도들이 이뤄진 정황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제기되자 흐름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작업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 압수 수색은 ‘대장동 사건’ 수사와 분리된 것이 아니”라며 “지난 대선 기간에 유력 후보와 관련된 허위 의혹이 보도되게 된 과정을 전반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압수 수색을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또 검찰 관계자는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보도에서 인터뷰 대상으로 등장한 대장동 초기 사업자 이강길씨에 대해서도 “이씨가 (인터뷰) 당시에도 허위로 말한 것은 없다고 보고 있다”며 “보도 과정에서 (이씨 인터뷰가) 일부 왜곡된 정황이 보여서 보도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 수색을 진행했다”고 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 대선을 앞둔 2021년 10월 7일과 21일, 26일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윤석열 대검찰청 중수2과장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씨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대장동 초기 사업자인 이강길씨와의 통화 내용 등을 근거로 당시 대검 중수부가 조씨 계좌 추적 등을 통해 혐의를 인지하고도 그냥 봐줬다는 내용도 있었다. 2021년 10월 7일과 21일 뉴스버스에서도 경향신문과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보도됐다.
하지만 해당 보도 내용은 허위라는 게 지금까지 검찰 수사 결과다. 대검 중수부의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고, 조씨 계좌 추적은 2012년 서울중앙지검 조사 때 처음 이뤄졌다. 조씨가 2015년 수원지법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대출 커미션 10억원’ 혐의도 2014년 경기남부경찰청 조사에서 확인된 것이다. 이강길씨도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21년 경향신문 기사 등에 대해 “실제 통화 내용과 다르게 보도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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