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바이어 모여라 … K가성비템 인기
외국서 온라인 주문하면
韓회사 연결해 제품 제작
태국·호주 등서 고객 쇄도
값싸고 질좋은 생활용품
추가 발굴해 영역 확대
한 틱톡(글로벌 숏폼 영상 플랫폼) 계정에 올라와 있는 게시물에서 폴로어(팬)가 40만명 이상인 필리핀 인플루언서 A씨가 '메이드 인 코리아'를 강조하며 주름 개선 세럼에 대한 설명을 이어 간다. 틱톡의 다른 게시물에서는 한국 화장품이 가득 들어 있는 상자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A씨는 필리핀에서 온라인을 통해 자신이 브랜딩한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 파워 셀러다.
A씨는 'K뷰티 제조·유통 플랫폼' 스타트업 메이코더스를 통해 자신만의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었다. A씨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호주, 미국, 캐나다 등 6개국에서 2300여 명의 K뷰티 '전도사'가 메이코더스 플랫폼을 통해 '메이드 인 코리아' 화장품을 만들어 수입한 후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들 모두 한국 화장품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 '코덕(화장품 덕후)'이다.
외국인 코덕의 중심에는 메이코더스를 창업한 최새미 대표(38)가 있다. 그러나 정작 최 대표는 2020년 회사를 설립하기 전까지는 화장품과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았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좋아하는 가수의 팬 페이지를 직접 만들던 '코딩 덕후'였다. 창업의 길에 들어서면서도 오직 데이터를 통해 시장을 살폈다. 최 대표는 "소비재 분야에서 창업하기로 결심한 후 한국에서 생산되는 제품 중 가장 가성비가 좋은 분야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화장품은 일본, 프랑스 등의 경쟁자에 비해 품질과 가격이 월등히 뛰어난 반면 전통 산업 분야라 정보기술(IT)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했기 때문에 파고들 만한 영역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IT를 이용해 전 세계 900만명 이상의 온라인 셀러와 한국 중소·중견 화장품 제조업자들을 연결하는 플랫폼 '서울포피엠(SEOUL 4PM)'과 '메이크(MAYK)'를 만들었다. 외국 셀러들은 한국에 방문할 필요 없이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화장품 종류, 용기, 브랜드명 등을 전달하고, 메이코더스는 이를 적합한 한국 제조사에 보낸다. 최 대표는 "국내 주요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이 한 제품당 2만개 이상 주문을 받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온라인 셀러들은 보통 1000~2000개 화장품을 주문하기 때문에 실제 계약이 이뤄지지 못하는 일이 많다"며 "보다 적은 수량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검증된 중소 제조사들과 연결하면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온라인 셀러를 겨냥한 소량 주문 플랫폼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 중심 회사인 메이코더스는 샘플 제작과 계약, 수출입에 필요한 여러 수작업을 전산화했고,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걸리는 브랜드 화장품 출시 과정을 짧게는 2주까지 단축했다.
K화장품 플랫폼 역할을 하다 보니 외국인 셀러들의 '한국적인' 브랜딩에 놀라는 일도 많다. 한 태국 셀러는 솔루션(Solution)과 서울(Seoul)을 합친 '더 서울루션(The Seoulution)'이라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선보여 현지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한 싱가포르 셀러는 아예 한국어로 '하얀 눈 세럼'이라는 제품명을 만들어 현지에 판매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이쁘니(ippuni)'라는 브랜드가 론칭됐다.
최 대표는 화장품을 넘어 다른 한국 '가성비'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데이터를 분석하다 보면 화장품 외에도 한국 생활용품들 가운데 양말 등 가격·품질 측면 모두에서 비교우위를 차지하는 제품군이 다수 존재한다"며 "제품 영역을 확장해 나가면서 다양한 바이어를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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