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최대어’라더니 이게 뭐야”…큰실망 안긴 공모주에 시장도 ‘썰렁’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10. 2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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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에서 대어급 몸값을 자랑하는 기업들의 잇따른 데뷔에도 시장이 영 썰렁한 모습이다. 아직까지도 ‘따따블’(공모가의 400%로 상승) 달성에 성공한 1호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은 데 이어 서울보증보험의 상장 철회까지 이어진 탓이다.

26일 증권가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전일 대비 1850원(5.27%) 하락한 3만3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로보틱스는 시장에서 따따블 1호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다. 그동안 크고 작은 신규 상장 종목이 시험대에 올랐지만 따따블에 성공했던 종목이 단 한 건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두산로보틱스에 33조1093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리자 따따블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던 것이다.

하지만 상장 이후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두산로보틱스가 공모 첫날 5만1400원에 거래를 마친 것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35.31% 빠진 수준이다.

IPO 재수생으로 코스닥 시장에 다시 도전했던 밀리의서재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날 밀리의서재는 2만6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공모가였던 2만3000원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밀리의서재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80.87% 오른 4만1600원에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넘게 빠졌다.

결과적으로 상장 직후 높아진 변동성을 노린 단기 자금이 몰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따따블 규정이 상장 당일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노린 투자자들이 상장 당일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상장일에만 주가가 반짝 고점을 찍은 뒤 투자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조원의 몸값을 자랑하던 서울보증보험이 IPO 철회에 나선 점도 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인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보증보험의 공모가 밴드는 주당 3만9500원~5만1800원이었다. 희망 공모가 상단인 5만1800원으로 공모 가격이 결정되면 서울보증보험의 시가총액은 약 3조6168억원에 달해 시장의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상장의 발목을 잡았다. 실제 서울보증보험은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여러가지 여건을 고려해 향후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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