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찬밥으로 보는 기업들, MZ세대 '서학개미'로 내몰아"

한유주 기자 문혜원 기자 2023. 10. 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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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F 2023] 'MZ세대가 바라보는 한국 증시' 토론회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뉴스1 투자포럼(NIF) 2023'에서 참석자들이 MZ세대가 바라보는 한국 증시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의찬 전국대학생투자동아리연합회장, 서울시립대 증권연구회 '유오에스' 김상수 씨, 동국대 금융투자 동아리 '리치' 최찬 씨, 한국외대 증권투자연구회 '포스트레이드' 노규민 씨. 2023.10.2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문혜원 기자 = "MZ세대를 흔히들 능동적이라고 하지만 리스크가 큰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수동적이기도 합니다."

"기업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투자하는 방식은 지양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뉴스나 리포트를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그것들을 기반으로 기업의 미래를 구상하는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빚투, 급등주, 포모(FOMO)현상. 코로나 이후 대규모 자금이 풀리면서 주식시장에 우후죽순 들어간 MZ세대의 투자 행태를 묘사할 때 흔히들 묶이는 말이다.

그러나 <뉴스1>이 마주한 MZ세대는 '테마주' '급등주'에 휩쓸리기보다는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바라보고 투자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액 주주를 등한시하는 기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주주환원정책에 힘쓸 것을 제안했다.

뉴스1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Buy New Korea, 코리아 프리미엄 온다'란 주제로 '뉴스1 투자포럼(NIF) 2023'을 개최했다. 포럼 마지막 순서로 대학생 투자 동아리를 한데 모아 'MZ세대가 바라보는 한국 증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 "기업·산업 이해 기반으로 투자…유튜브, 유용하지만 가짜정보 잘 걸러야"

대학생 토론자들은 시장에 휩쓸려 가는 투자보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씨(서울시립대 '유오에스)는 "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 잘 알아보지도 않고 전자결제 주식을 샀다가 반토막을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실패 이후 '뇌피셜'은 참 위험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며 "기업에 대해 알아보지 않고 무작정 투자하는 방식은 그 때 이후로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찬씨(전국대학생투자동아리연합회)는 산업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투자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병으로 군복무를 하면서 배터리에 대한 이해를 키웠고 이를 통해 2차 전지의 원리와 구성을 이해했다"며 "그 때부터 투자처로서 배터리에 주목하게 됐고 그 결과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활자보다 영상이 친숙한 세대, MZ세대는 갖가지 투자 정보가 유통되는 유튜브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의찬씨는 "개인적으로 마인드셋을 위해 유튜브를 많이 접하는 편"이라면서도 "일부 추종세력들로 정상적인 주가가 아닐 때 가짜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개인 투자자들은 펀더멘탈 분석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찬씨(동국대학교 '리치')는 "유튜브에서 유통되는 정보들은 후행되는 정보가 대부분이지만 매크로에 대한 시각은 충분히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정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뉴스1 투자포럼(NIF) 2023'에서 참석자들이 MZ세대가 바라보는 한국 증시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의찬 전국대학생투자동아리연합회장, 서울시립대 증권연구회 '유오에스' 김상수 씨, 동국대 금융투자 동아리 '리치' 최찬 씨, 한국외대 증권투자연구회 '포스트레이드' 노규민 씨. 2023.10.2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 "기업들에 주주는 찬밥…MZ세대 '서학개미'로 모는 주범"

토론자들은 선진화되는 투자 행태에 비해 상장기업이 주주를 바라보는 시선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점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고, 투자 수요가 있는 MZ투자자들은 주주환원책이 활발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는 것이다.

노규민씨(한국외대 '포스트레이드')는 카카오의 쪼개기상장을 예로 들었다. 노씨는 "재작년까지만 해도 카카오라는 이름만 붙어도 축제 분위기였지만 현재 카카오 주가는 바닥을 향하고 있다"며 "IPO를 우후죽순 진행해 기업이 시장의 자금을 쓸어 모으는 동안 투자자들은 불어나는 손실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개인 투자자를 그저 투자자금을 대주는 정도만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결국 기업들의 태도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서학개미로 떠나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찬씨는 "주가가 급등 국면에서 대주주나 임원들의 '먹튀' 문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씨는 "최근 에코프로비엠, 금양 임원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며 소액주주만 손실을 보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특히 시총이 적은 기업의 경우 가족경영식으로 운영되면서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기 쉬운데 진정한 기업인이라면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 "MZ세대, 리스크 큰 부분에는 수동적…코리아 프리미엄 만들어달라"

"여의도에는 탕후루 집이 없다." 김의찬씨는 한국 증시가 MZ세대를 바라보는 시선을 이렇게 요약했다. 국내 증권사가 모여있는 여의도에 MZ세대가 즐겨 먹는 간식거리 '탕후루' 가게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 그만큼 국내 증권 시장에서 MZ세대가 소외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상수씨는 "MZ세대를 흔히 가장 독립적이고 이기적인 세대라고 하지만 누구보다 남 눈치를 많이 보고 어울리고 싶어하는 세대기도 하다. 또 능동적이라고 하지만 리스크가 큰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수동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들은 금융사들이 잘 고려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찬씨도 "아직 시장에 참여하지 않은 수많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시장에 진입하게 만든다면 코스피, 코스닥도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며 "부디 올바른 방법을 통해 한국 시장이 디스카운트가 아닌 프리미엄을 가지게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wh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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