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이은미가 걸그룹?…박진영, JYP서 생긴 갈증 '골든걸스'로 푼다
인순이·박미경·신효범·이은미 직접 섭외
"신인의 자세로 합숙…K팝 후배들 존경"
"신곡, 티나 터너도 멤버하고 싶을 정도"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국내 최정상 보컬리스트 인순이·박미경·신효범·이은미가 걸그룹으로 재데뷔한다. K팝 대표 그룹들을 양성한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꼭 이 네 분이어야 했다"며 무릎 꿇고 섭외에 나섰다. 박진영은 이들에 대한 그림이 확실했다며 자신했다. 레전드라고 불리는 보컬리스트들의 서툰 모습, 한 팀이 되는 과정 모두 신선하다.
박진영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KBS웨딩홀에서 열린 KBS 2TV 예능물 '골든걸스' 제작발표회에서 "정말 자신있게 추천드린다. 재밌는 프로그램에 목마르셨던 분들은 꼭 보셔라"고 했다.
네 멤버는 평균 경력 38년, 도합 151년의 베테랑이다. 이름 하나만으로 설명이 되는 여성 대표 보컬리스트다. 맏언니 인순이는 1978년 유일하게 걸그룹으로 활동했다. 박미경은 '댄싱 디바' 타이틀을 가진 39년차 가수다. 반면 신효범, 이은미는 댄스와는 인연이 없어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 박미경 신효범의 동갑내기 케미, 데뷔 23년 차에 막내가 된 이은미, 맏언니지만 막내처럼 트렌디한 감성을 보여주는 인순이 등의 관계가 관전 포인트다.
'골든걸스' 기획은 박진영으로부터 시작됐다. '우리동네 예체능' 농구편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는 양혁PD는 "아이디어를 가져왔을 때 섭외만 듣고 잠을 못 잤다. 리얼리티를 위해 사전 섭외를 하지 않고 기획 단계부터 KBS 예능센터, 나와 함께 찍어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각 분야에서 대가를 이루고 정점을 찍은 분들인데 프로그램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박진영의 진심이 통했다. 선생님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사랑으로 인해 새로운 도전을 하게 하는 모습을 담았으니 봐달라"고 했다.
박진영은 원더걸스·미쓰에이·트와이스·있지·엔믹스 등에 이어 골든걸스로 '걸그룹 명가' 타이틀을 이어간다. 박진영은 어벤저스 걸그룹을 만들기 위해 수개월에 걸쳐 한 명씩 찾아가 섭외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한국 최초의 그룹을 만들겠다는 일념에서다. 인순이는 "박진영다운 아이디어이긴 한데 '미쳤구나'라고 생각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박진영은 "내가 데뷔한 지 30년 가까이 되는데 먼저 프로그램을 기획하자고 그랬던 기억이 없다. 왜 그랬냐면 우리 소속 가수들 프로듀싱하는 걸 재밌고 보람 있게 하지만 계속 갈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밤에 샤워할 때 무조건 80년대 노래를 듣는데 '난 언제 이런 음악을 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이때 목소리와 감성은 요즘 어울리는 기획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
박진영은 멤버 조합에 대해 "그 세대 가수들 중 노래 잘하는 분들이 많은데 취향이나 스타일에서 교집합이 있는 분들은 별로 없다. 이분들은 나와 뿌리가 같다"며 "너무 다를 것 같지만 우리가 좋아하고 사랑하면서 성장했던 그 음악이 같다"고 했다. 그는 "네 명이 동시에 노래하는 걸 보면 여러분이 상상하는 그런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놓치면 안 된다"며 황홀해했다.
네 멤버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많은 의미를 뒀다. 인순이는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많은 분들이 나이를 먹는다는 걸 용기를 내려놓는 거라고 하는데 그럴 필요 없다는 걸 말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정의했다. 이은미는 "박미경, 신효범과 30년 넘게 친구로 지냈다. 늘 아쉬워하며 한 무대를 만들자고 약속했던 걸 드디어 함께할 수 있게 됐다"며 "언젠가는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걸 '골든걸스'를 통해 실감하고 있다. 여러분에게도 그런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박진영은 섬세함이 뛰어난 프로듀서다. 녹음 현장에서도 평상시에도 꼼꼼한 주문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멤버들은 이번에도 막내인 박진영이 끊임없이 잔소리했다고 입을 모았다. 박진영은 "건강에 대한 잔소리를 하는 게 먼저다. 또 여러분이 듣기에 황당하겠지만 그룹을 하는 데 있어서 자세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말했다"며 "그룹을 프로듀싱하면서 생기는 뻔한 일들이 있다. 서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마음가짐 등을 많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처음 겪는 일들에 초심으로 돌아갔다. 박미경은 "박진영이 만든 음악, 취향을 이야기하면서 내가 갖고 있지 않는 걸 끄집어내 준다. 웃으면서도 말 안에 심오한 뜻이 있다"며 "은근히 매력 있다. 나를 움직이게 해준다"고 했다.
골든걸스는 단지 예능이 아닌 신인 그룹이라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박진영은 "누나들에게 '진짜 신인 걸그룹이라고 생각하고 해야 성공한다. 팬들은 이 넷의 사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다 안다. 친한 척하는 건지 진짜 서로를 위하는 건지 아니까 같은 집으로 들어가자'는 충격적인 제안도 했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함께 세월을 겪은 멤버들도 합숙을 통해 서로를 더 알게 됐다고. 이은미는 "시청자들은 오랫동안 노래한 사람에 대한 지루함도 있을 것이다. 한 목소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난 아직도 민망함의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 K팝 신의 후배들이 대단하다는 걸 느껴져서 숙연해졌고, 나중에 보면 깍듯하게 인사하려고 한다"고 했다.
4인조 걸그룹과 아이돌 사이에서 정체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계보를 잇는 것은 분명하다. 양혁PD는 "내 전작이 '뮤직뱅크'였는데 뉴진스·르세라핌·피프티피프티의 데뷔 무대를 연출했다. 골든걸스 데뷔 무대도 내가 연출하게 됐다"고 4세대, 5세대를 잇는 라인업으로 표현했다. 골든걸스는 "우리가 올해 마지막 데뷔 걸그룹이라 선배 그룹들을 찾아다니면서 인사하겠다"고 했다.
내공이 있기에 자신감도 있다. 인순이는 "우리의 라이벌은 모든 걸그룹이다. 우리가 다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신효범은 "신인상을 겨냥해 보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이은미는 "신곡에 대한 팁을 드리자면, 얼마 전 타계한 티나 터너가 이 곡을 들었으면 골든걸스의 멤버가 되고 싶었을 것"이라고 했다. 오는 27일 오후 10시 첫 방송.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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