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90% 넘는 빌라에 2조 보증… 깡통전세 위험 여전

김남석 2023. 10. 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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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HF)가 2억원 이하 주택 중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깡통주택'에 올해만 2조원이 넘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증보험)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HUG와 HF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두 기관은 올해 9월까지 2억원 이하, 부채비율(주택가격 대비 전세보증금+선순위채권) 90% 이상 깡통주택에 2조2114억원의 보증보험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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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HF)가 2억원 이하 주택 중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깡통주택'에 올해만 2조원이 넘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증보험)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2억원 이하 주택은 전세사기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구간이다.

26일 HUG와 HF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두 기관은 올해 9월까지 2억원 이하, 부채비율(주택가격 대비 전세보증금+선순위채권) 90% 이상 깡통주택에 2조2114억원의 보증보험을 제공했다.

앞서 정부는 역전세로 인한 전세보증금 미반환 등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올해 5월부터 부채비율 90%가 넘는 주택은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도록 했다. 2년간의 전세 기간동안 매매가격이 10%만 떨어져도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5월 전 보증보험에 가입한 주택의 경우 부채비율이 90%를 넘어도 내년 1월까지 갱신계약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보증기관은 해당 주택의 사고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보증보험을 제공했다.

최근 국토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세사기 피해의 79%가 2억원 이하 주택에서 발생했다. 결국 2억원 이하면서 부채비율이 90%가 넘는 주택은 역전세와 전세사기 위험 모두에 노출된 상태지만, 두 기관은 올해 9월까지만 벌써 1만6521건, 2조원이 넘는 보증보험을 내줬다. HF는 2억원 이하 깡통주택에 1970건, 2676억원의 보증보험을 제공했다. 2억원 이하 주택에 내준 전체 보증보험(1조391억원) 중 깡통주택에 내준 보험 비율이 26%에 달했다.

특히 HF는 HUG와 달리 공사를 통해 '전세자금대출보증'을 받은 임차인만 보증보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전세자금대출을 내준 은행과 임차인 모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손실 금액이 두 배가 되는 셈이지만, 2억원 이하 주택 전세자금보증은 주택가격 정보도 수집하지 않는 등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HUG는 HF가 제공한 보증금액의 8배에 달하는 1조9438억원(1만4551건)을 2억원 이하 깡통주택에 보증했다. 작년(4조6278억원)에 비해 보증 건수와 금액 모두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사고 발생 위험성은 더 높아졌다.

HUG 관계자는 "올해 3월 정부가 부채비율 90% 이하 주택에 대한 보증보험 금지 정책이 나온 뒤 5월부터 신규 가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당장 갱신이 돌아오는 집주인과 임차인 보호를 위해 내년 1월까지 갱신계약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해당 주택들이 전세사고 위험성이 높은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실제 사고가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채권을 회수해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주 의원은 "혈세가 투입된 기금을 통해 보증사업을 진행하면서 리스크 관리는 철저히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주택의 보증료를 조정해 공사의 재무 건정성을 관리하고,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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