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관음보살좌상 일본 소유권 인정 판결에 조계종 “반역사적 판결”
한국 절도단이 일본에서 국내로 들여온 고려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불상)의 소유권이 일본에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이 “반역사적 판결”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조계종은 26일 공식 입장을 내고 “대법원의 판결은 강제로 빼앗긴 약탈문화재에 대한 소유자의 정당한 권리를 가로막는 반역사적 판결”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약탈문화재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도 최악의 판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은 “약탈문화재의 특수성을 외면한 채 단순한 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은 1330년 조성돼 서산 부석사에 봉안되었으며 조선 초기 왜구의 약탈로 인해 강제로 일본으로 건나갔다는 사실은 기존 판결에 의해 충분히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약탈하여 강제로 국외 반출된 도난문화재에 대하여 취득시효를 인정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어불성설일 뿐 아니라 약탈문화재의 은닉과 불법점유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은 “도난, 약탈문화재에 관한 여러 국제 규약에서는 반환의 당위성과 소유자가 가진 당연한 권리를 명시한다”며 “이번 판결은 국제법적 이념과 국제 규약의 취지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995년 채택된 ‘도난 또는 불법 반출된 문화재의 반환에 관한 사법통일국제연구소(UNDROIT)협약’ 5조가 협약 국가 간에 취득시효 여부와 관계없이 불법 반출 문화재의 반환을 요청할 수 있다고 선언한 점, 유네스코가 1970년 채택한 ‘문화재의 불법적인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수단에 관한 협약’ 7조 등에 불법반출입 문화재의 회수 및 적절한 반환 조치 등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조계종은 “소중한 문화유산이 원래의 자리를 떠나 약탈국으로 다시 유출되는 것은 국민들에게 또 한 번 깊은 상처를 주는 일”이라며 “종단은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의 환지본처를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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