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이스라엘 공격 전 이란서 훈련”...또 불거진 이란 개입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전 이란에서 전문 전투 교육을 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하마스가 이란의 지지를 받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관련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 소속 500여명의 대원이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전인 9월, 몇 주 동안 이란에서 특수 전투 훈련을 받았다”며 “해당 훈련에는 하마스 외에 이슬람지하드도 참가했고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의 대외 작전 부대인 쿠드스군 장교들이 이끌었다”고 전했다. 이어 “훈련 당시 팔레스타인인 고위 관리, 쿠드스군 사령관인 에스마일 카니 준장도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국경 지역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탱크에 타고 있다. / 신화 연합뉴스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 이스라엘 감시 초소와 첨단 정찰 장비를 무인기(드론)으로 파괴했다. 하마스 일부는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이스라엘을 공격했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자지구 경계를 넘기도 했다. 오토바이는 이란 민병대 그룹이 주로 이용하는 수단으로 하마스는 이전까지 사용한 적이 없다.

이와 관련 미 당국자는 “이란이 정기적으로 무장 단체를 훈련하지만, 이스라엘의 공격 직전 대규모 훈련을 했다는 징후는 없다”며 “이란이 지난 7일 이뤄진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위해 특별히 훈련을 실시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정보는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중동 전쟁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에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 계획과 승인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 국방부 역시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는 이란과 하마스의 공격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비판했다. 다니엘 하기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25일 “전쟁 전 이란이 하마스에 돈, 훈련, 무기, 기술 노하우 등을 지원했다”며 “지금도 이란은 하마스에 정보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이후 이란이 자신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하마스 고위급 인사인 칼레드 메사얄은 알 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와 이란이 무기, 전문성, 기술로 우리를 지원 중”이라고 했다.

세계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까 우려한다. 하마스가 반이스라엘 세력인 이란, 예멘,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의 지지를 얻고 있는 까닭이다. 이미 이스라엘은 북부 국경에서 레바논 시아파 무장 단체 헤즈볼라와 전투를 벌이고 있다.

앞서 WSJ는 하마스와 헤즈볼라 고위 관리를 인용해 “이번 공격을 쿠드스군이 도왔다”며 “지난 2일 베이루트에서 하마스와 헤즈볼라 지도자들이 이번 공격에 동의했다”고 전하며 이란 지원설 관련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