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2인자 주인공은 누구?...LG엔솔 '흐림', SK하이닉스 '맑음'

[파이낸셜뉴스] 2차전지 업황의 약세가 코스피 대형주의 시가총액에 영향을 줄 만큼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해 긍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SK하이닉스의 시총 2위 탈환 여부가 관심을 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3.54% 하락한 39만5000원에 거래되면서 40만원선이 붕괴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주당 40만원 아래서 거래된 것은 지난해 7월 28일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4% 내린 39만9500원에 마감했다.

100조원을 웃돌던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93조4830억원까지 내려왔다. 올해 4월 11일 142조7400억원까지 치솟았던 시총과 비교할 때 34.48% 축소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3·4분기 실적쇼크 소식에 투자심리가 메마르며 5% 넘게 하락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본격적인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증가 전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 17일 장중 13만800원에 거래되는 등 지난해 2월 고점을 회복한 상황이다. 최근 한 달 새 외국인은 2030억원어치, 기관은 1274억원어치를 각각 사들이는 등 수급도 양호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2차전지주의 급격한 하락세가 발생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 등 대장주들의 주가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SK하이닉스의 시총이 90조원에 육박하는 등 2위 탈환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진단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업황 부진을 이유로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뛰어넘는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일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들의 전기차 생산 계획도 미뤄지고 있다"면서 목표가를 53만원으로 기존 대비 20% 내렸다.

SK증권은 증권사 가운데유일하게 50만원 아래(48만5000원)의 목표가를 제시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동시다발적 악재로 2차전지 업황이 녹록지 않다"며 "오는 4·4분기 감익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달리, 반도체 업종은 하반기 꾸준히 제기된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확대 효과가 여전히 유효하다. SK하이닉스는 낸드(NAND) 부진으로 여전한 적자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D램이 3·4분기 10%의 영업이익으로 전환되는 등 HBM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2·4분기부터 SK하이닉스의 HBM은 경쟁사와 큰 차별 요인이 되면서 늘어나는 적자에도 주가는 반응했다"며 "뚜렷한 메시지가 부족했다는 점은 아쉽지만 개선되는 업황에 '매수' 의견을 더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