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나와 비슷한 이두나…짠하면서도 부러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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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봤을 때 한 대 얻어맞은 듯 '어떻게 이렇게 나랑 비슷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6살에 아이돌로 데뷔해 줄곧 대중의 관심의 한 몸에 받아온 수지 그리고 최정상급 인기를 누리다가 돌연 은퇴를 선언한 아이돌 이두나.
이두나를 연기하면서 수지는 데뷔 초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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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첫사랑'에서 진지한 배우로 인정받기까지…"늘 은퇴 염두"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대본을 봤을 때 한 대 얻어맞은 듯 '어떻게 이렇게 나랑 비슷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6살에 아이돌로 데뷔해 줄곧 대중의 관심의 한 몸에 받아온 수지 그리고 최정상급 인기를 누리다가 돌연 은퇴를 선언한 아이돌 이두나. 둘은 다른 듯 묘하게 닮았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에서 이두나를 연기한 수지는 자신과 닮은 캐릭터에 자꾸만 마음이 쓰여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주 앉은 수지는 "이두나는 감정 기복이 워낙 심하다 보니 쉽게 이해하기 힘들 수 있지만, 저는 그런 두나가 잘 이해됐다"고 했다.
눈에 띄는 외모와 특출난 실력으로 톱 아이돌이 된 이두나는 흔한 로맨스물 속 사랑스러운 여자 주인공이 아니다.
극초반에는 시종일관 입에 담배를 물고 있고, 험한 욕도 자주 쓴다. 화가 나면 술병을 집어 들고 덤비기도 한다.
수지는 "두나를 연기할 때 스스로를 엉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처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다 듣는 데서 크게 욕을 한다거나 짜증을 내고, 다른 사람에게 예의 없이 구는 연기가 너무 재밌었다"며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웃어 보였다.
"이런 두나가 미워 보이지는 않을까 걱정됐어요. 하지만 그런 걱정을 덜어내고, 두나의 제멋대로인 성격을 조금 더 극명하게 표현해내는 데 신경 썼죠. 초반에는 두나를 오해할 수 있지만, 점차 두나를 '아이돌 이두나'가 아닌 '사람 이두나'로 봐주기를 바랐어요."
자취를 감춘 채 대학가 셰어하우스에서 시간을 흘려보내던 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을 만난다.
수지는 "두나는 본인의 마음을 자각하는 데 오래 걸리는 스타일이고, 대사에 나와 있듯이 다 잃고 나서야 알아차리는 사람"이라며 "처음부터 원준에 대한 마음은 있었지만, 첫사랑 P를 만나고 나서야 자기 마음에 확신을 얻게 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두나를 연기하면서 수지는 데뷔 초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그는 "두나는 황금 같은 시간을 일만 하면서 지내왔기 때문에 자신을 위한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른다"며 "제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그때 온전히 힘들어하는 두나의 모습이 짠하고, 부럽기도 했어요. 저도 두나만큼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마음을 알아채지 못하고 넘어간 적이 많았거든요."
그렇게 가수로서 배우로서 쉴 틈 없이 달려와 어느덧 데뷔 14년 차를 맞은 수지. 두나처럼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항상 은퇴를 생각해요. 언제든 이 일을 그만둘 수 있고,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일해야 더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극 중 '노래도, 춤도 못 하게 되면 인생 정말 재미없겠다'는 두나의 대사처럼, 일이 내 전부가 되는 건 싫거든요."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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