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CLS 대표, ‘야간노동 위험성’ 지적에 “새벽배송 좋아하는 기사 있어”[국감 현장]
계약 작업시간 “주당 57.2시간” 놓고
“야간, 주간의 130%···70여시간” 지적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홍용준 대표는 야간노동이 주간노동보다 노동자 건강에 더 좋지 않다는 지적에 “개인마다 생각이 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야간노동은 국제노동기구(ILO)와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2급 발암물질’이다.
홍 대표는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쿠팡 퀵플렉서 A씨(60)가 지난 13일 오전 4시44분쯤 경기 군포시 한 빌라에서 배송 중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으로 홍 대표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쿠팡 CLS와 배송 위탁계약을 체결한 하청업체로부터 일감을 받는 특수고용직 노동자(쿠팡 퀵플렉서) 근무시간이 “주당 57.2시간”이라며 이를 야간근무로 환산하면 70여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노동부가 고시한 뇌혈관·심장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에 따르면 야간근무는 주간근무 시간의 130%로 계산한다. 홍 대표는 “야간으로 했을 때 그 숫자(70여시간)가 된다는 건 의견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새벽노동을 줄이는 게 미래세대를 위해 맞다. 새벽노동을 하는 분들은 주로 ‘투잡’이다. 낮에 번 돈으로 생활이 안 돼서 새벽까지 하는 건데 정상노동이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홍 대표는 “쿠팡에서 새벽노동에 종사하는 배송직들의 근로여건이 그렇게 열악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새벽배송을 다양한 이유로 좋아하는 기사들도 있다. (새벽배송) 규제는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쿠팡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해결을 위해 2021년 6월 정부·여당·택배사·택배노조 등이 이룬 사회적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쿠팡은 사회적 합의 당시 작은 기업이었고 배송기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해 제외됐다”며 “하지만 지금은 쿠팡도 위탁을 하면서 다른 택배사와 구조가 같아졌으니 사회적 합의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사회적 합의 참여를 거부했다. 그는 “우리 배송직의 근로여건은 사회적 합의 수준을 상회한다”고 말했다. 이어 “CLS 배송시스템은 일반 택배업계와 다르다. 우리는 모회사 쿠팡이 판 물건을 배송하는 구조다. 택배기사들이 분류가 완료된 걸 배송만 하는 것”이라고 했다.
홍 대표의 답변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우 의원은 “홍 대표가 검사로 16년 재직하고 김앤장에서 5년 근무해서 그런지 법률적으로 조금이라도 문제 있는 건 답을 안 한다. 대답을 듣기가 너무 어렵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최근 군포에서 발생한 영업점 노동자 사망에 대해 유감 표명도 안하고 있다. 쿠팡이란 대기업이 보여줄 태도가 아니다”며 “검사 출신인 홍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모습을 국민들이 원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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