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대양금속 거래 재개 첫날 하한가 직행
주가조작 의혹으로 거래가 정지됐던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이 거래 재개 첫날 하한가를 쳤다. 거래 정지기간 동안 막혀있던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영풍제지 종목에서 5000억원에 육박하는 미수금이 발생한 키움증권도 3% 넘게 하락했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영풍제지는 직전 거래일보다 1만150원(29.94%) 떨어진 2만3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영풍제지의 지분 45%를 보유한 대양금속도 전날보다 675원(30.00%) 떨어진 15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은 이날 장이 시작하자 마자 하한가로 직행했다.
영풍제지는 올해 들어 주가가 730% 급등하다가 지난 18일 돌연 하한가를 기록했다. 영풍제지 대주주 대양금속도 같은 날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의 매매거래를 19일부터 정지시켰다.
이후 금융당국이 지난 7~8월부터 이미 영풍제지 관련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조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사건을 검찰에 이첩했고, 현재 서울 남부지검이 주가조작 혐의자 4명을 구속하는 등 사건을 수사 중이다.
이날 영풍제지는 하한가에 1863만7000여주의 매도 주문이 나왔지만 거의 체결되지 않았다. 하한가로 나온 물량의 대부분은 키움증권 반대매매 물량으로 추정된다.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는데, 이는 키움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4258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당시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풍제지 거래재개로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로 미수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지만, 영풍제지가 거래 재개 첫날부터 하한가로 직행하면서 키움증권의 손실 가능성도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영풍제지가 지난해 말 주가로 회귀할 경우 손실액이 최대 36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수금 규모와 증거금률(40%)을 고려하여 단순 계산 시 총 투자금은 약 8238억원으로 추정된다”며 “거래정지 해제 이후 영풍제지 주가가 지난해 말 주가로 회귀한다면 회수 가능금액은 1285억원, 추가적인 변제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반대매매를 통한 최대 손실액은 3658억원”이라고 밝혔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첫 거래 재개일에 영풍제지가 하한가를 간다면 손실액은 882억원에서 2100억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총 4거래일 하한가를 간다면 미수금 손실액은 최대 355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키움증권은 전날보다 2500원(3.10%) 하락한 7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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