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기억 안나는데, 공이 좋더라고"…'명장' 김태형의 '눈' 사로잡은 롯데의 강속구 투수들 [MD김해]

김해 = 박승환 기자 2023. 10. 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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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캠프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마무리캠프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김해 박승환 기자] "투수들이 생각보다 좋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0일 제21대 사령탑으로 '명장' 김태형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 계약 규모는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 김태형 감독은 24일 취임식을 가진 뒤 25일 1~2군 선수단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 롯데 사령탑으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롯데는 올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5월 일정을 종료한 시점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꿈을 위해 성큼성큼 전진했다. 하지만 6월 부상자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성적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롯데는 외국인 교체 카드를 꺼내들며 반등을 노렸지만, 오히려 래리 서튼 감독이 시즌을 끝까지 완주하지 못하고 팀을 이탈하는 등 결국 7위로 시즌을 마쳤다.

정규시즌 일정이 끝난 뒤 롯데를 둘러싼 가장 큰 숙제는 신임 사령탑 선임이었다. 지휘관을 잃으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롯데는 지난 8월부터 신임 사령탑을 물색하기 시작했고, 두산 베어스를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로 이끈 '명장'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면서,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롯태형'이 현실화 됐다.

마무리캠프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마무리캠프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롯데의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은 25일 1~2군 선수단을 향해 "올해는 팀으로서 아쉬운 한 해였다. 스스로 강해져야 이길 수 있다. 상대를 이기려면 실력이 상대보다 좋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들 개개인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스스로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며 "밖에서 봤을 때 롯데 선수들이 열정적이고, 할 수 있다는 것을 봤다. 다만 고비를 넘기지 못했을 뿐이다. 긴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자신감을 갖고 했으면 좋겠고, 내년에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계속해서 사령탑은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모든 감독들도 똑같이 이야기할 것이다. 다만 개인감정, 개인행동에서는 강하게 하는 편인데, 선수들이 그럴 이유도 없을 것이고, 내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라며 "신인급 선수들에게는 보통 다음해에 지금보다 조금 더 잘할 거라는 생각들만 갖고 있는데, '올해보다 잘할 것 같다'는 착각을 절대 하면 안 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야구로서 공을 던지고 치는 것으로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수단과 인사를 나눔과 동시에 투수들에게는 '불펜 피칭'을 주문한 김태형 감독, 첫날 훈련을 지켜본 소감은 어땠을까. 사령탑은 26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마무리캠프 2일차 훈련에 앞서 "지난 8년간 감독을 하고, 1년을 쉬었는데, 연결이 되는 느낌이다. 그냥 똑같이 유니폼을 입고 감독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단지 팀이 바뀐 느낌"이라고 웃으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선수들이 대부분인데, 다음주부터는 기존(주전)의 선수들이 합류하고 하면 본격 훈련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진하./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홍민기./롯데 자이언츠

정말 짧지만, 훈련 과정에서 눈에 띄는 선수도 있었다. 바로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지명한 이진하와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홍민기다. 이진하는 올해 9경기에 등판해 8이닝을 소화, 평균자책점 3.38의 성적과 가능성을 남겼다. 반면 홍민기는 지명 순번에서 알 수 있듯 매우 기대를 품었던 유망주지만, 아직까지 빛을 보지 못한 롯데의 '아픈손가락'이다.

김태형 감독은 아직까지 선수들의 이름을 완벽하게 익히지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구속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이진하 공이 좋더라. 그리고 좌완 투수 홍민기도 150km 정도를 뿌리더라"고 혀를 내두르며 "일단 공이 빠른 선수들이 많다. 경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제구력이 필요하지만, 공이 빠른 투수들이 제구가 잡히면 그만큼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일단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분명했다.

다만 야수들 중에서는 '거포'형으로 보이는 선수는 많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투수들은 생각보다 굉장히 좋아 보인다. 다만 야수들은 체격이 큰 선수는 없는 것 같다. 장타를 칠 수 있는 힘있는 타자는 잘 안보이는 것 같다. 몇몇 선수가 보이지만, 월등히 큰 선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마무리캠프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이끌던 두산은 '그물망 수비'로 정평이 나있었던 팀. 하지만 롯데의 경우 매년 수비력이 약점으로 꼽힌다. 그런만큼 올해 마무리캠프에서는 수비력 보완이 필수적이다. 사령탑은 "연습 때는 프로에서 1년 정도를 뛰면 잘 움직인다. 다만 기본기와 풋워크가 좋은 선수와 공을 따라가는 선수들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지금 선수들을 비롯해 앞으로 합류하는 본진들은 수비를 조금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이번 주까지는 주전 외의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지만, 다음주부터는 올해 1군에서 뛰었던 선수들까지 대거 합류해 마무리캠프 일정을 소화한다. 사령탑은 "김해의 날씨가 너무 좋다. 전체적으로 퓨처스리그 구장들은 다들 잘 지어놨다. 못 가본데가 많지만, 운동하는데 선수들에게 지장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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