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에도 살아남은 삼성바이오, 주가 선방한 이유는?
증시 주도주였던 2차전지주 실적 부진에, 대외 변수 등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가 시장의 기대치를 넘는 호실적을 발표하며 하락장에서도 홀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업계는 제약바이오에 대한 '셀온(SELL ON)' 심리가 과도하다고 보고 있어 대장주 삼성바이오의 비상을 계기로 업종 전체가 재평가될지 관심이 커진다.
26일 삼성바이오는 전일대비 6000원(0.83%) 상승한 72만9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71% 급락하면서 23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 지수는 3.5%의 낙폭을 기록하며 743.85에 마감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82개에 그치는 반면, 하락 종목은 838개에 달한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부터 18위인 카카오까지 모조리 하락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 홀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 고금리, 중동 분쟁 등 대외변수가 여전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 호재도 없다. 반면 달러화 강세, 외국인 매도공세는 짙어지고, 시장 주도주였던 2차전지의 실적 둔화, 반도체의 업황 회복까지 겹쳤다. 양대 지수가 하방지지대 없이 흘러내리는 이유다.
이 가운데 삼성바이오는 3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선방했다. 삼성바이오는 3분기 연결 매출액 1조340억원, 영업이익 318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4% 증가하고 1.9%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를 각각 7.6%, 8.4%를 웃도는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30%대다.
이번 실적은 삼성바이오 창립 이래 분기 첫 매출 1조원 돌파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4공장 본격 가동에 따른 매출 반영과 기존 생산시설 효율성 제고, 그리고 CMO(위탁생산) 사업의 힘이다.
CMO는 의뢰 받은 의약품을 대신 생산해주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시장 초기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 등만 진행하다가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 바이넥스, 에스티팜, 코오롱생명과학 등까지 진출했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은 바이오의약품의 위탁생산 비중이 높은 편인데,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기본이 되는 바이오리액터(생물반응기, 세포나 조직배양하는 장치)를 비롯해 대규모 생산 시설과 까다로운 GMP 기준에 부합하는 제조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자체 신약도 개발할 정도로 높은 기술성을 인정받는 만큼 글로벌 빅파마들의 위탁생산이 많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CMO 회사들이 코로나 백신, 신약 등을 대거 위탁생산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위탁생산은 진출은 쉽지 않지만 한번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리스크 없이 안정적으로 실적을 꾸려갈 수 있다. 최근 대형주 실적 악화 국면에서 CMO 위주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빛날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 실적이 경쟁사 대비 좋았던 것은 대형 리액터로 빅파마 위주 CMO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라며 "경쟁사들이 CAPA(생산설비) 확장 중이지만 아직 공급과잉 현상이 관찰되지 않고 있고 5공장 연계 수주 협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CMO 수요가 더욱 견조할 것이라고 봤다.
셀트리온도 최근 계열사 합병 이슈 때문에 가려졌지만 3분기 호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전일대비 400원(0.27%) 소폭 떨어진 14만9700원을 기록하며 시장 대비 선방했다.
현재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3분기 연결 매출액 6301억원, 영업이익 2250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감소하고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실적 발표가 가까워질수록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SK증권은 셀트리온이 3분기 고른 바이오시밀러 매출 성장과 CMO 매출 호조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12% 이상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건 연구원은 "수익성이 좋은 램시마 SC, 짐펜트라를 필두로 한 바이오시밀러 매출 고성장, 테바향 CMO 매출 반영을 바탕으로 별도 영업이익률은 39.8%가 예상된다"며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 41.1%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했던 영업이익률의 회복세가 지속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은 2021년 제약바이오 붐을 이끌었던 쌍두마차여서 이들의 실적 개선에 관심이 커진다. 마침 유한양행의 렉라자 신약이 ESMO(유럽종양학회) 초록 발표에서 다소 부진한 성과를 내놓으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주 주가가 동반 하락한 상황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렉라자 병용 3상이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쳤으나, 3상 실패한 것이 아니다"며 "이것이 국내 제약바이오 전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 또는 실망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과도하고, 저평가되거나 탄탄한 실적 보유 업체는 접근 유효하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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