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당한 것 같아요”… 울고 있는 승객 구한 KTX 팀장

채성진 기자 2023. 10. 2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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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승객 1000만원 피해 막아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1000만원을 사기당할뻔한 KTX 승객이 열차팀장 등 승무원의 도움으로 피해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승객은 코레일에 “KTX를 타면 친절한 승무원들이 항상 생각날 것 같다”는 감사 편지를 보냈다.

KTX 승객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노현호 열차팀장. /코레일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 30분쯤 대전역을 출발한 서울행 KTX 제48열차를 순회하던 노현호 열차팀장(서울고속철도열차승무사업소)은 12호차 객실에서 울고 있는 20대 여성 고객을 발견했다.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던 이 승객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당하는 것 같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화면을 노 팀장에게 보여줬다.

“돈을 갖고 서울중앙지검으로 오라”는 사기범의 전화를 받고 1000만원을 찾아 서울로 가던 승객이 불현듯 보이스피싱인 것을 깨닫고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영상 통화로 자신의 인상착의와 주민등록증, 승차권 내역까지 전달한 상황이라 혹시 열차 안에도 범죄 조직원이 있을지 불안에 떨고 있었다.

노 팀장은 먼저 승객을 안심시키고 즉시 112에 신고했다. 경찰에게 구체적인 범죄 정황을 설명하고, 도착역인 서울역에서 승객이 안전하게 경찰을 만날 수 있도록 열차 정보를 제공했다. 또 이 열차에 탑승한 심혜선 승무원(코레일관광개발)과 함께 승객을 위로하고, 승객이 부모님과 통화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를 빌려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이 도착한 서울역에는 사복 차림의 경찰 6명이 나와 대기하고 있었다. 노 팀장은 승객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승차권에 표시된 12호차가 아닌 1호차에서 사복으로 만나자’고 미리 경찰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이 승객은 지난 18일 코레일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에 감사의 글을 보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지 않도록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경찰에 신고해 주셨다. 또 서울역에서 경찰과 만나도록 안내도 해 주셨다”며 “해당 열차팀장과 여승무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놀라고 정신없었는데, 승무원이 같이 있어주고, 위로해줘서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노 팀장은 “승객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코레일 직원으로서 당연한 의무”라며 “앞으로도 모든 고객이 KTX를 타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노현호 열차팀장과 심혜선 승무원에게 직접 서신을 보내 격려했다. 코레일은 이들을 표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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