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오페라에 K장병이?...테너 존노 “쉽고 재밌게 보여드릴게요
모차르트 희극 오페라 ‘코지 판 투테’
그시절 얽히고설킨 네 남녀 연애 심리
두 군인과 여친 관찰예능으로 재해석
다음달엔 뉴욕 카네기홀 데뷔 리사이틀
원작은 젊은 장교인 두 남자가 각자 애인의 사랑을 시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남자들이 전쟁터로 떠난다고 거짓말을 하고 변장한 채 다시 나타나 서로의 애인을 유혹한다. 이들을 부추기는 건 늙은 철학자 돈 알폰소와 약삭빠른 하녀 데스피나다. 존노는 이 이야기를 군 입대 후 휴가 나온 장병들이 관찰 예능 PD의 제안을 받아 ‘여자친구가 고무신을 거꾸로 신을지 아닐지 시험해본다’는 식으로 새롭게 꾸민다. 데스피나는 예능 작가로 탈바꿈시켰다. 3시간에 달하는 원작을 핵심만 압축해 80분 만에 보여주는 가벼운 오페라다.
다음달 8일 롯데콘서트홀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 준비에 한창인 존노를 직접 만났다. 앞서 2021년엔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을 21세기판 실업 청년의 이야기로 재해석해 호평을 받았던 그다. 도대체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샘솟은 걸까.
“제안을 받은 게 아니라 제가 먼저 ‘하고 싶다’고 제안했어요. 아이디어가 많았거든요. 미국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할 때 작은 ‘살롱 오페라’를 많이 해봤어요. 우리나라 관객들께도 진지하고 묵직한 것만 오페라가 아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오페라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을 택해 각색했죠.”
그는 정통 오페라 무대에도 수차례 섰다. 방송 출연 후 유명세를 얻은 지금도 오페라는 그의 꿈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피바디 음대 성악과 수석 졸업, 줄리아드 음대와 예일대 음대 석사를 거쳤고, 예일대 오페라 단원으로 활동하며 많은 작품을 익혔다. “혼자 부르는 아리아보다, 여러 사람이 무대 위에서 합을 맞춰 ‘티키타카’를 주고 받는 데서 큰 매력을 느껴요. 이번 무대에서도 6명의 가수가 다함께 노래하는 6중창 순서가 가장 매력적이죠.”
존노는 2018년 성대결절과 폴립 등 부상을 겪었는데, 2020년 우연히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준우승을 거두면서 스스로 재기 발판을 만들었다. 이후 크로스오버 그룹 ‘라비던스’로 활동 중이고, 올해 6월 발매한 클래식 솔로 앨범 ‘그리움’은 선주문량 1만 장을 넘겨 인기를 입증했다. 다음달엔 미국의 한국음악재단(KMF) 주최로 뉴욕 카네기홀 데뷔 리사이틀도 앞두고 있다.
그는 성악가인 동시에 기획자·크로스오버 가수로 경계를 허무는 시도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밴 도전 정신”이라고 했다. 학창시절에 부모님을 따라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제가 원하지 않는데도 계속 적응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뭔가를 얻으려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걸 익혔다”고 한다.
존노는 음악가로서 자신의 역할도 이 지점에서 찾는다. “제가 방송에 나가서 이렇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면서 “성악계에서 저를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중이 느끼는 클래식에 대한 거리감을 줄이는 가교 역할을 계속 해나가겠단 의미다. “물론 저도 모든 성악가가 꿈꾸듯 언젠가는 세계적인 대가가 되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동시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감을 주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중요한 작업을 할 땐 데스크톱 컴퓨터를 쓰지만 평소엔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쓰듯이, 제가 스마트폰처럼 많이 쓰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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