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감사’ 제보자는 누구? 유병호 “최초 제보는 국회”

이슬기 2023. 10. 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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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최근 감사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전현희 표적 감사' 의혹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수사의 핵심은 '감사가 시작된 계기'입니다.

그동안 감사원은 '묵과할 수 없는 제보'가 있었다고 밝혀 왔는데, 만약 그 제보가 '의도된 것'이거나 '허위'였다면 감사의 정당성이 뿌리채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오늘(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는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어떤 제보로 시작됐는지를 두고 공방이 오갔습니다.

■박범계 "제보자가 누구냐"...감사원 "국회 통해 받았다"

박범계 위원(더불어민주당)은 이전에는 감사원이 '권익위원회의 최고위층의 내부 제보가 있어 열흘간의 준비를 거쳐 감사에 착수했다'고 답했다면서, 제보 접수 경위를 캐물었습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다양한 제보가 있었다고 들었다"고 했고, 유병호 사무총장은 "내부 제보들도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박 위원은 어제(25일) 감사원이 낸 보도자료를 토대로 질의를 이어갔습니다.

감사원은 어제 '최초 제보'가 권익위 고위 관계자나 대통령실이 아닌 '국회'를 통해 받았다고 밝혔는데, 박 위원은 민주당이 제보할 리 없는 만큼 그럼 국민의힘이 전달한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이어 이 문제를 최초 거론한 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 윤한홍 의원이라며 구체적인 실명까지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최재해 감사원장은 "언론보도를 보면 바로 감사에 착수하기도 하고, 국회 논의사항을 당연히 모니터링하고 거기에 대해서 서면감사를 365일 한다"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습니다.

■"권익위 기조실장이 최초 제보자 아닌가?" 두고도 공방

박범계 위원은 유병호 사무총장에게, 지난달만 해도 '행정고시 동기가 최초 제보자'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면서 말 바꾸기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유 사무총장은 지난달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행정고시 동기에게서 제보를 받았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임윤주 권익위 기조실장은 유 사무총장과 행정고시 38회 동기입니다.

이에 대해 유 총장은 "(임 실장이) 최초 제보자라고 말씀드린 적이 없다"며 "국회를 통해 전달받았다는 것 말고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제410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2차 전체회의(2023년 9월13일)

◯박범계 위원 : 그 사람(임윤주 실장)이 전현희 권익위원장에 대한 소위 모함성 제보를 했다, 이런 법사위에서도 나온 얘기고 그렇습니다. 실명도 나오고 기사상에도 나오고 그랬습니다. 저기 있는 유병호 사무총장과 행시 동기입니까, 유병호 사무총장?

◯유병호 사무총장 : 동기입니다. 동기인데 모함성은 아니고요. 가슴 아픈 제보를 했습니다. 누구한테 했는지 말씀드릴 수 없고요.

◯박범계 위원 : 그 사람(임윤주 실장)이 제보한 당사자입니까?

◯김진욱 공수처장 : 예.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사 대상이었던 전현희 전 위원장은 "권익위 고위관계자의 허위·무고성 제보로 감사가 시작돼, 감사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제보자로, 자신과 권익위에서 함께 일했던 임윤주 기조실장을 지목한 겁니다.

그러나 임 실장은 지난해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감사원에 제보를 한 적이 없다"고 답한 데 이어, 올해 국감에서도 관련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다만 감사원이 오늘 '최초 제보'를 국회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임윤주 실장이 특정 국회의원에게 전달한 제보가 감사원에 제공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어 보입니다.


■ 또 하나의 쟁점은 '대통령실' 개입 여부

제보와 관련한 또 다른 쟁점은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입니다.

공수처는 감사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전현희 전 위원장에 대한 제보를 대통령실에 근무했던 한 비서관이 감사원에 전달했다고 기재했습니다.

임윤주 권익위 기조실장 → 대통령실 비서관 → 감사원으로 제보 내용이 넘어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실에서 얼마전 퇴직한 해당 비서관은 KBS와의 통화에서 '제보를 감사원에 전달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또 자신은 권익위 임 실장을 3차례 만났는데, 그때마다 다른 직원들이 동석했기 때문에 제보를 전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현희 감사'의 시작점이 된 '제보자'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해 임윤주 권익위 기조실장이 새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대통령실을 직접 방문한 횟수는 모두 5차례로 확인됐습니다. 인수위와 국무조정실 방문까지 합하면 10번입니다.

권익위 기조실장의 출입 기록으로 보기엔 방문 횟수가 다소 많아 보이는데, 실제 대통령실 등에 들어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임윤주 권익위 기조실장이 '전현희 전 위원장 제보'를 전달한 게 맞는지, 또 전달했다면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여부는 앞으로 진행될 공수처 수사를 통해 가려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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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akeu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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