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기술, 양산차로 이어져

F1 그랑프리는 자동차 기술의 정점에 있는 경주로, 최고의 자동차 기술이 개발되는 곳이다. F1 경주차는 엔진이 1.6리터밖에 되지 않지만 최고속도가 시속 370km에 달할 정도로 빠르다. 이는 자동차 제작 기술이 매우 높은 수준임을 의미한다.

F1에 출전 중인 자동차 제조사들은 F1에서 습득한 기술과 노하우를 양산차에도 접목하고 있다. 경주차가 빨리 달리기 위해서는 안정성이 높아야 하며, 이러한 노하우가 양산차로 흘러가면서 상품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갖게 된다.

르노코리아의 중형 세단 SM6 TCe 300 인스파이어는 르노 그룹의 F1 팀인 알핀의 경주차에 들어가는 터보차저 기술을 적용한 엔진을 사용한다. 이 엔진은 트윈 스크롤 방식으로 배기가스 통로를 두 개로 만들어 배기 간섭을 줄이고, 낮은 rpm과 높은 rpm 모두 터빈에 많은 배기가스를 불어넣을 수 있다. 또한, 배기 매니폴드가 배기압력을 떨어뜨리는 것을 방지한다. 이로 인해 어떠한 엔진 회전 영역에서도 터보래그가 적고 빠르게 반응하는 특징을 지닌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도 F1 기술이 적용된다. F1은 친환경을 위해 엔진 배기량과 실린더 개수를 줄이고 있다. 대신 떨어진 출력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열에너지와 운동에너지를 모두 회수해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충당한다. 극한의 상황에서 최고의 효율을 내야 하기에 F1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로 평가받는다.

르노코리아의 소형 SUV XM3 E-TECH 하이브리드에도 F1 경주차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1.6리터 엔진, 두 개의 전기모터, 고전압 배터리 구성이 F1 경주차와 같은 구성이다.

두 개의 전기모터가 쓰인 이유는 더 많은 에너지를 회수하고 저장된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작은 전기모터는 전기 모드 스타터 역할을 하며, 주행 중에는 기어 변속에도 보조적인 동력 역할을 하고, 제동 시 생기는 에너지를 알뜰하게 회수한다. 이렇게 저장된 에너지는 큰 전기모터로 보내져 구동을 담당한다.

F1은 비용이 많이 드는 스포츠이지만, 르노 그룹은 최고의 자동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은 양산형 자동차로 흘러들어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