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직 공무원, 고졸 채용 문제 많다…조직 갈등·서비스질 하락

류상현 기자 2023. 10. 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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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교육청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류상현 기자 = 직업계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바로 기술직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방식이 조직 갈등의 씨앗으로 커지고 있다.

26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직업계고 졸업생의 공직 임용을 통한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특성화고 졸업생의 전공 활용을 통한 이공계 발전 및 기술인력 확보'를 목적으로 2013년부터 채용 인력의 50% 이상을 직업계고 졸업생으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13년부터 올해까지 56명의 고졸 채용이 이뤄졌다.

이는 경력직 채용 20명을 포함한 이 기간 교육청 기술직 전체 채용인원 119명의 47%이며 기술직 일반 신규채용 43명보다 13명이 더 많은 것이다.

현재 고졸 공무원은 경북교육청 기술직 전체 인원(정원 185명)의 30%를 넘었고 앞으로 50% 이상으로 될 것이 확실해지면서 갖가지 문제점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나이로 인한 갈등이다.

고졸 직원들은 1~2년 근무 후 군 입대를 하게 되고 이들의 군 복무 기간은 공무원 경력으로 인정된다.

이 때문에 군 복무 후 이들이 8, 7, 6급으로 승진을 하는 동안 이들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대졸(일반 채용의 대부분이 대졸) 직원들이 이들보다 직급이 낮은 9급으로 들어온다.

이에 따라 교육청 기술 부서에서는 고졸 출신들이 자신보다 나이가 7~10살 많은 일반 채용 직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구조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관계에서는 직급이 낮은 형뻘의 공무원은 물론 동생뻘 되는 고졸 상급자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갖게 된다고 기술직 공무원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업무 능력차로 인한 갈등도 커지고 있다.

고졸 채용 직원이 업무를 조금 알 정도가 되면 군 입대를 함으로써 기술부서는 인력 손실을 안으면서 인력 운용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리고 새로 들어오는 신입 고졸 직원을 처음부터 가르쳐야 한다.

반면 일반 채용 직원들은 대부분 대학에서 전공 관련 기사 자격증을 갖고 있어 조금만 업무를 경험해도 현장업무에 바로 투입시킬 수 있다.

이들도 군복무를 했지만 경력은 인정받지 못해 군 제대를 한 고졸 출신 직원보다 경력이 더 짧다.

업무 능력과 경험도 더 뛰어나고 기술부서 업무 경력은 물론 나이도 더 많지만 그렇지 않은 동생뻘에게 지시를 받고 승진도 뒤처지는 공무원 생활을 앞으로 계속해야 하는 것이다.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시설거점교육지원청 6개 지역을 제외한 17개 교육지원청의 통상 기술직 근무 인원은 3~4명이다.

이 가운데 군 입대로 1명의 업무 공백이 생기면 동료직원에게 그 업무 부담이 돌아온다.

그러나 이들의 군 입대 즉시 신규 직원이 채워지지 않고 직원이 채워져도 다시 처음부터 가르쳐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경북교육청에서는 특히 기술직 고졸 채용에서 특정학교의 비중이 70% 이상으로 지나치게 높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부 학교는 아예 공무원 반을 만들어 3년 내내 공무원 시험만 준비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문제풀이만 달달 외고 들어온 고졸 출신과 전공 기사 자격증까지 딴 대졸 일반 직원과의 업무 능력차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대졸 일반 직원들이 채용된 후 상대적 박탈감이 크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공무원을 그만 두는 경우도 많다. 고졸 직원들도 스트레스가 커 곧잘 떠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북교육청에서는 지난 2013~2023년 사이 23명의 기술직 공무원들이 중도 퇴직을 선택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이 같은 구조적 갈등 때문이라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국정감사 등을 보면 정부나 국회의원들이 고졸 채용을 확대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기술직 공무원만큼은 아니다. 고졸 채용은 산업현장에서 적극 권장할 사항"이라며 "고졸, 대졸 구분 없이 자격증과 업무 능력을 기준으로 채용해야 공정하고 대국민 서비스의 질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pr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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